메이크어위시재단, 난치병 어린이 소원성취 행사
예슬양, 선천성 폐동맥 폐쇄증에 심장 이식까지
과학자 경찰 제빵사 신데렐라까지 '꿈 이뤄주기'
"제 소원은 '슈퍼 예슬이'가 되는 거예요!"
31일 오후 2시 경북 구미시의 한 웨딩홀에선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여덟 살 소녀 전예슬양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메이크어위시(Make A Wish Korea)재단이 전양의 사연을 듣고 후원기업과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이날 하루를 오롯이 '꼬마 숙녀의 날'로 만들었다. 메이크어위시재단은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소원을 성취하게 해줌으로써 삶의 변화를 열어주고자 활동해온 단체로, 1980년 미국에서 설립됐으며 우리나라에선 2003년에 공식 출범했다.
전양은 꿈이 많았다. 계모 학대를 벗어나 무도회에서 왕자님과 함께 춤추는 신데렐라, 미래를 바꾸는 과학자, 사회질서 파수꾼인 경찰관, 구수한 빵을 굽는 제빵사까지. 전양의 가장 큰 소원은 이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슈퍼 예슬이'가 되는 것이다.
과학자가 된 전양은 코끼리 치약을 만들었다. 다시 파티셰가 되어선 무지개 웨딩 케이크를 만들고 경찰관으로 변신해 왕관을 훔쳐간 범인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하나의 미션을 해결할 때마다 전양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이날 전양의 소원은 동아대 학생 봉사단원 3명의 노력 끝에 이뤄졌다. 행사에도 자원봉사자와 재단 직원들이 함께 했다. 비용은 GS25가 후원했다.
봉사단원 최서영(23)씨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슈퍼 예슬이'가 되고 싶다던 예슬이 소원을 이뤄줄 수 있어 보람된 하루"라며 "예슬이가 환한 미소를 잃지 않고 계속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양은 현재 심장병의 일종인 폐동맥폐쇄증을 앓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아 2019년엔 심장이식까지 했지만 완치되지 않았다. 음식은 멸균식만 먹을 수 있다. 치료 때문에 학교도 그만뒀다. 면역력이 떨어진 탓에 수시로 구미와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다. 공부는 장애아를 위한 학교에서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전양의 어머니는 "중환자실을 수시로 드나들 정도로 지금도 상태가 좋지는 않다"며 "예슬이가 가장 힘들텐데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가족들을 대해주고 있어 너무 고맙고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이지운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대리는 "오늘 뜻깊은 행사를 통해 예슬이 소원을 이뤄줄 수 있어 기쁘다"며 "난치성 질병을 앓고 있는 환아들의 꿈과 희망을 이뤄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지금까지 5,000명 가까운 국내 난치성 어린이 환아의 소원을 들어줬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이벤트를 자주 열지 못하다가 최근 제한적으로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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