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4월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 2.3% 증가하며 1995년 통계 작성 후 최대
백화점·면세점 소비 반등하며 '보복소비' 해석도
'반도체 질주' 주춤하며 제조업 생산은 감소
4월 소비지표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백신 접종에 대면 활동이 재개되면서, 옷,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보복소비'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반면 4월 산업생산은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후퇴했다. 최근까지 이어지던 반도체 생산 호조 효과가 주춤하면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3월보다 2.3% 증가한 120.5(2015년=100)로 집계됐다. 3월(2.3%)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 상승인데, 이는 지난해 8월(3.0%) 이후 최대 상승폭이기도 하다.
소매판매액지수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전 국민 긴급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던 지난해 6월의 118.0이었다.
4월 소비는 화장품 등 비내구재(2.4%), 의복을 비롯한 준내구재(4.3%), 통신기기와 컴퓨터 등 내구재(0.7%)가 동시에 증가했다. 따뜻한 날씨로 외부활동이 증가하고, 소비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소비가 크게 위축됐던 백화점, 면세점 소비가 다시 급증하는 등 소비자들의 '보복소비' 움직임도 엿보인다. 지난해 4월 거리두기 강화 여파로 소비가 전년 대비 14.4% 줄었던 백화점은 올해 4월에는 32.4%나 늘었다. 면세점 소비는 지난해(-50.5%)와 올해(57.8%) 소비 증감이 극명히 대비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저효과로만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정부의 소비 개선 정책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조업 부진으로 생산은 주춤했다.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제외)는 전월 대비 1.1% 감소한 111.4로 집계됐다. 전산업생산은 2월(2.0%), 3월(0.9%)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5월(-1.5%)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크다.
광공업, 특히 제조업의 생산이 뒷걸음질친 영향이 컸다. 광공업 생산은 1.6%, 제조업만 따지면 1.7%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10.9%), 고무·플라스틱(-4.0%) 생산 감소가 광공업 생산을 큰 폭으로 짓눌렀다. 반도체 생산은 지난해 4월(-14.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어 심의관은 “반도체 생산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가 확대되면서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0.8%), 숙박·음식점(3.1%) 등에서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2월(1.1%), 3월(1.3%)에 이어 석 달째 증가세다. 설비투자는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 증설이 이어지며 3.5% 증가했다. 다만 건설기성은 토목공사 실적이 주춤한 영향으로 0.8%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1.1포인트 오른 101.3을 기록했으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오른 103.6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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