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통신사 모바일 OTT 콘텐츠 값 1000% 인상 요구
콘텐츠 강자 CJ와 플랫폼 우위 통신사 사이 갈등
모바일 OTT 시장 커지면서 양사 간 분쟁 이어질 듯
프로그램 사용료를 두고 콘텐츠 제작사인 CJ ENM과 인터넷(IP)TV 사업자인 통신사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콘텐츠 제값받기'를 주장하고 나선 CJ ENM에 대해 통신사에선 '대형 콘텐츠사의 갑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콘텐츠 수급을 둘러싼 업체 간 대립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CJ "모바일 OTT 프로그램 사용료 1000% 인상"
31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IPTV 3사에 실시간 채널 사용료를 전년 대비 20~30%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모바일 OTT에 대해선 기존 대비 1,000% 인상된 비용을 요구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통신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OTT의 경우 IPTV 계약과 연계해 비용을 책정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모바일 OTT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아예 별도로 관련 비용을 요구한 것이다.
CJ ENM 측은 "당사 채널의 영향력과 제작비 상승 및 콘텐츠 투자규모에 걸맞는 요구안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tvN 등 CJ ENM의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게 당연하단 주장이다.
반면 통신사에서는 CJ ENM이 자사 OTT인 '티빙'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그룹 차원에서 '티빙 퍼스트' 전략을 펴는 상황에서 필요한 제작비를 통신사를 통해 확보하려는 시도"라며 "1,000% 인상은 사실상 타 OTT에 자사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고 꼬집었다.
넷플릭스에 디즈니까지 진출...韓 OTT 경쟁 더욱 치열
급성장 중인 OTT 시장은 흥행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 규모는 29억5,770만 달러(3조2,80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넷플릭스의 국내 구독 수익은 3,988억 원으로, 전년(1,756억 원)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해외 OTT를 포함해 티빙(CJ ENM), 웨이브(SKT+지상파3사), 씨즌(KT), U+모바일(LGU+), 왓챠 등 OTT 서비스 간 가입자 뺏기 전쟁은 한창이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인기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OTT 업체들의 숙제인 상황이다.
업계에선 CJ ENM과 통신사 모두 서로의 강점과 약점이 명확한 만큼 적절한 수준에서 양사가 합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 ENM은 콘텐츠 경쟁력은 확보했지만 플랫폼 영향력이 부족하다. 반면 통신사는 통신 가입자 기반의 영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체 콘텐츠를 수급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CJ ENM은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진행하고 최근 네이버 멤버십 프로그램에 티빙을 끼워파는 등의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통신사의 경우 자체 콘텐츠 확보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할 계획까지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서비스들이 비슷비슷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콘텐츠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당분간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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