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활동가 '별점 테러'... 앱스토어 평점 반토막
페북·인스타 등 사용자지표도 1주일 새 5%포인트 하락
중동·북아프리카 광고 판매도 10일 새 최소 12% 떨어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은 마무리됐지만 예상치 못한 후폭풍이 부는 모습이다. 관련이 없는 것 같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양측의 교전 과정에서 SNS 회사들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지역 내 광고 매출이 급감하는가 하면 ‘별점 폭탄’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NBC뉴스는 ‘SNS 공룡’ 페이스북에서 유출된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페이스북이 중동의 평판 위기에 직면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스타그램과 메시징 서비스 왓츠앱 등을 운영하는 페이스북의 두바이 지사 측이 작성한 해당 문건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시작된 이후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지표는 1주일 새 5%포인트 하락했다. 친(親)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별 1개 주기 운동’의 효과도 컸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페이스북의 평균 평점은 평소 별 5개 중 4개 이상에서 2.2개로, 구글플레이에선 2.3개로 떨어졌다고 문건은 덧붙였다.
중동에서 페이스북이 도마에 오른 건 이번 무력분쟁 기간 페이스북이 중립성을 잃었다는 정황 때문이다. 충돌의 도화선이 됐던 동예루살렘 셰이크 자라 지역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퇴거를 비난하는 게시물 수백 개를 페이스북 측이 삭제했으며, 인스타그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가 자신들의 성지라고 주장하는 성전산(Mount Temple)의 알아크사 모스크에 대한 해시태그를 막았다는 것이다. 특히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의 계정이 정지되면서 이쪽 목소리를 전할 통로가 막히기도 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페이스북 소속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내부 게시판에 “사용자들은 자신이 검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측은 ‘중립성 상실’ 문제를 ‘기술적 결함’이라고 애써 축소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심각도 1’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문건은 전했다. 웹사이트 다운 사태를 상정한 ‘심각도 0’ 다음으로 높은 위기 단계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광고 판매가 급감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현지 광고 판매는 이달 7일 이후 10일간 최소 12% 감소했다.
840억 달러에 달하는 지난해 페이스북의 총 광고수익 가운데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부분은 8~1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두바이 기반 디지털광고업체 퓨처테크의 보이 발로건 최고경영자(CEO)는 “(중동은) 성장단계에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라고 NBC방송에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광고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중동 시장에서의 역성장이 페이스북의 미래 성장 동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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