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바이든,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푸틴과 바이든, 정상회담을 앞두고

입력
2021.05.30 10:00
0 0
강윤희
강윤희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드디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제네바에서 만난다. 미러 정상회담은 2018년 헬싱키에서 있었던 트럼프·푸틴 대통령 회담 이후 3년 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러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기에, 이번 회담에서 미러 관계가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잘 알려졌다시피, 양국 대통령은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두 사람은 법학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이외의 경력 패턴, 지향하는 가치 등에서 매우 대조된다. 바이든은 법학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 활동을 하다 29세에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되었고 이후 오랫동안 미국 정계에서 활약해왔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역임했고, 올 1월 미국 역사상 최고령의 나이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반면 푸틴은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시절에 KGB 요원이 되고 싶다고 지역 사무소를 찾아갔을 정도로 푸틴은 정보국 요원이 되는 것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졌다. 당시 담당자는 이 당돌한 청년을 돌려보내면서 법학을 전공하라고 조언했고, 푸틴은 레닌그라드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KGB에 들어가서 15년간 활동을 했다. 1990년대 체제전환기에 푸틴은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정부에서 경력을 쌓은 후 옐친 대통령에게 발탁되어 러시아 대통령 비서실장,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KGB의 후신) 국장 등을 거쳐 2000년 만 47세의 젊은 나이에 러시아 대통령이 되었다.

바이든은 인권 및 민주주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정치가로서 외교 분야에서도 가치외교를 중요시 여긴다. 반면 푸틴은 서구식 인권, 민주주의 개념의 보편성을 거부하고 주권 민주주의를 내세워 서구의 간섭을 배제하려 한다.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부터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였으나,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하니 두 사람은 소위 케미가 맞지 않는 전형적인 경우다. 이를 반증하듯, 바이든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푸틴을 살인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바로 다음날, 푸틴은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물론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지도자 간의 호감도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미러 간에는 함께 논의해야 할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기후변화 문제, 전략 핵무기 감축 등과 같은 이슈가 있고, 지역적으로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시리아 내전, 이란 핵합의 복원 문제, 북핵 문제 등 상호 협의가 필요한 이슈들이 있다. 양자 관계에서는 나발니의 안전 문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및 미 연방기관 해킹 문제, 양국 간의 외교전 등이 논의될 수 있다. 그간의 미러 관계가 늘 그랬듯이,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상호 협력이 가능한 부분을 선별해 낼 것이다. 나발니 사건과 관련, 상호 비방을 하면서도 뉴스타트협정의 5년 연장을 합의했던 것처럼, 미국과 러시아가 상호 외교관을 맞추방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이 초대한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번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한 것처럼 말이다.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미러 관계를 급격히 개선시킬 파격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미러 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채 현 상태로 지속된다면,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더욱 친밀해질 수밖에 없다. 1970년대에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이 했던 것처럼 러시아와 중국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이들의 연대를 흔들어 놓을 전략가가 있을지 궁금하다.

강윤희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강윤희의 러시아 프리즘
[인터랙티브] 반려동물 코로나시대의 위로가 되고 있나요? [인터랙티브] 반려동물 코로나시대의 위로가 되고 있나요?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