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반대' 靑?청원 30만명 이상 동의
'중국인 특혜' '부담 증가' 등 논란 해명
"건강보험 혜택 받지만 의무도 부담"
3,900명 적용 "특정국 집중 완화될 것"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영주권자 자녀의 한국 국적 취득을 보다 용이하게 한 국적법 개정안을 두고 ‘중국인한테 일방적으로 편의를 제공한다’는 논란이 이는 가운데, 법무부가 반대 주장의 근거를 반박하며 설득에 나섰다.
법무부는 28일 브리핑을 열고 국적법 개정안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적극 해명했다. 송소영 법무부 국적과장은 “반대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됐다면 반대 여론이 더 심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 배경을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26일 법무부의 국적법 개정안 입법예고였다. 주된 골자는 우리 사회와 유대가 깊은 해외 영주권자가 국내에서 낳은 미성년 자녀의 경우, ‘신고’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적용대상은 ‘영주권자 중 2대에 걸쳐 국내에서 출생하거나, 한국계 중국인 등 혈통적·역사적으로 유대관계가 깊은 재외동포의 자녀’다.
국적법이 이렇게 개정될 경우, 적용 대상자 중 6세 이하는 별도 요건 없이, 7세 이상은 ‘국내 5년 이상 체류’ 조건을 충족하면 국적 취득 신고가 가능하게 된다. 종전까지 영주권자 자녀는 부모가 국적을 취득하지 않는 한 성인이 되어 귀화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를 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조기 함양 △저출산·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선제적 대응 등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에 이를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현재까지 30만 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반발이 확산됐다. 청원인은 “화교들을 포함,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권리를 갖느냐”며 국적 취득을 손쉽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송 과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특정 국가(중국) 출신을 위한 제도’라는 지적엔 “국적과 관계 없이 국가 정책적으로 어떤 대상자들이 국익에 도움이 될지, 사회통합에 용이할지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영주권자의 국내출생 자녀임을 요건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은 총 8,459명인데, 이중 한국계 중국인(3,725명) 등 혈통을 함께하는 재외동포 또는 2대 이상 국내에서 출생한 자녀 등 3,900여 명이 적용 대상이라는 것이다. 법무부는 “역사적·지리적 요인으로 특정국(중국) 출신 비중이 많지만, 추후 그러한 집중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건강보험 등 혜택을 쉽게 누려 국민 부담이 증가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송 과장은 “국적을 취득하면 국민의 의무도 동일하게 부담한다”고 일축했다. 이어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영주권자 역시 건강보험료, 세금 등을 납부하고 복지혜택을 누린다”고 덧붙였다. 송 과장은 그러면서 “재외동포 가정 아이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원치 않게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들도 있는데, 오히려 이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빠르게 인정해 사회 통합을 이루는 게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과장은 이 밖에도 이번 개정안에 대해 △혈통주의 포기가 아니고 △국적 취득자에게도 병역 의무가 주어지며 △혜택만 누리고 국적을 이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 국적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열어 논란이 되는 지점을 다시 한번 심층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법무부는 다음 달 7일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면, 수렴된 의견들을 고려해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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