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캠벨 "中과 '관여' 끝나...앞으로는 '경쟁' 패러다임"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 쿼드 등 언급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넓은 의미에서 단순히 ‘관여(engagementㆍ외교와 대화 중심)’로 묘사되는 시대는 끝났다.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중국과) 경쟁이 될 것이다. 우려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

미국 행정부 내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26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밝힌 입장이다. 미중관계가 당분간 냉랭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한 발언이라 미중 사이에서 한국 외교 운신의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캠벨 조정관은 이날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미국의 대중정책은 이제 새로운 전략적 요인을 바탕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한국, 호주, 유럽 국가들이 여러 방식으로 (규칙에 기반한 국제사회) 운영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이 참여하는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 ‘쿼드(Quad)’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는 쿼드에 야심이 있다. 쿼드는 가입이 제한되는 소수만의 단체가 아니다. 우리와 공조하고 싶은 국가들이 있다면 일이 진척되는 동안에도 문은 열려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21일 한미정상회담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현 시점에서 쿼드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라고 했지만 이날 발언은 쿼드 확장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캠벨 조정관은 또 올해 가을 쿼드 대면회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첫 정상회의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었고, 다음 정상회의는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1차 쿼드 정상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면, 2차 회의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에 비중을 두겠다는 게 캠벨 조정관의 설명이다. 중국의 육상ㆍ해상 실크로드 확장 개념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견제 차원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