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내 긴축 가능성 첫 언급
가계빚 중심 부동산 시장 '타격'
주식·?채권 시장은 일단 잠잠
한국은행이 27일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건 '빚투(빚내서 투자)' 등에 따른 자산시장 과열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한은이 본격적으로 '돈줄 죄기'에 나설 경우 사상 최대치로 불어난 신용대출 등 가계빚이 그 직격탄을 맞게 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은 특히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입힌다. 이른바 '영끌'로 주택을 구입한 경우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단기간에 급등한 부동산 가격도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수도권 주택가격은 연간 약 0.7%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도 금리 인상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2월 2%였던 기준금리가 2011년 6월 3.25%까지 인상되자, 2년 뒤인 2013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금리 인상 직전인 2011년 5월 대비 8.74% 떨어졌다.
다만 현상황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수요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첫 요인은 금리인 건 맞다"면서도 "공급에 영향을 주는 입주물량은 작년보다 올해가 적어, 금리가 올라도 상승폭이 축소되는 수준이지 하락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은 국내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코스피는 장 초반 3,150선을 내주며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하며 전 거래일보다 0.09% 내린 3,165.51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 시장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7%포인트 내린 연 1.124%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 역시 전날보다 0.017%포인트 내린 연 2.111%로 마감했다.
보통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약세(금리는 상승)를 보이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금리 인상 가능성 발언 이후 오히려 채권은 강세를 보였다. 이는 한은의 첫 긴축 신호에도 실제 금리 인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과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등이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점이 금융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오른 달러당 1,118.1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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