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너무 짧아 국민 알권리 침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하는 정치자금 관련 회계자료 열람기간이 3개월로 제한돼 있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공개 기간이 너무 짧아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다.
헌재는 27일 정치자금 회계자료 열람기간을 규정한 현행 정치자금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위헌) 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정치자금법 제42조 제2항은 선관위로 하여금 정치자금의 수입ㆍ지출내역과 첨부 서류 등을 사무소에 비치하고, 공고일로부터 3개월간 누구든지 볼 수 있게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다.
헌재는 “영수증과 통장 등 정치자금 회계자료는 사본이 교부되지 않고 필사도 허용되지 않아 열람만 가능한데, 3개월은 지나치게 짧아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거나 분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열람기간 제한 조항으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선관위 업무 부담 경감 등)에 비해 침해되는 사익이 중대하다”며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반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은 “자료 열람기간은 입법 형성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정보 접근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는 경우가 아니면, ‘알 권리 제한’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반대 의견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헌재 결정은 지난 2010년 12월 동일 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정치자금의 투명성 강화, 부정부패 근절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데다, 데이터 관리 기술 발전에 따라 선관위도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선례를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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