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및 외국인 범죄집단 구성 혐의 첫 적용
올초 화성 외국인 폭행... 마약 때문에 벌어진 일
올해 2월 8일 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차량 앞을 가로막은 일당이 둔기로 차량을 부순 뒤 운전자와 동승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연합뉴스
올해 초 경기 화성에서 주행 중인 차량을 둔기로 내려치고 운전자를 집단 폭행해 검거된 외국인들이 조직을 갖추고 마약을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검찰은 이들을 조직적 통솔 체계를 갖춘 마약류 판매 목적의 범죄단체로 규정,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범죄단체 구성’ 혐의를 적용했다.
수원지검 강력범죄형사부(부장 원형문)는 외국인을 상대로 마약류를 판매하며 폭력을 행사한 고려인 A(우즈베키스탄 국적)씨 등 2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 외국인 16명은 마약류 판매 목적 범죄단체조직 및 가입, 활동 혐의(형법 114조)로 기소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올해 초 A씨 등을 입건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조직을 결성해 마약을 제조·판매한 것을 확인, 이달 3일 ‘범죄단체 구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 평택에서 시가 6,400만 원 상당의 '스파이스' 640g(1,280회 투약분)을 제조해 경기 화성과 평택, 안산, 김포, 충남 아산 지역 외국인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파이스’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대마처럼 흡입하는 방식이어서 ‘합성대마’로 불린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씨 등 8명은 지난해 12월 8일 자신들 구역에서 독자적으로 마약류를 판매한 비조직원을 집단 폭행하는가 하면 마약 판매대금을 제대로 상납하지 않거나 총책 이름을 발설했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총책을 발설하지 말 것 △스파이스를 피우지 말 것 △조직을 배신하지 말 것 등 내부 규율도 갖추고 있었다. 조직을 배신할 경우 고국의 가족에게 해를 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스파이스 등 마약류 판매 목적으로 총책, 마약류 원료 공급, 대금 수금 담당 중간 간부, 구역 및 조직원 관리, 마약류 제조책 및 판매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통솔체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검찰이 마약사범 및 외국인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범죄단체 구성' 혐의를 적용한 이유다.
A씨 등은 지난 2월 8일 오후 경기 화성시 남양면에서 발생한 ‘외국인 운전자 무차별 폭행 사건’으로 입건됐다. 이들은 같은 고려인이자 러시아 국적인 B씨 등 2명이 타고 가던 차를 가로막아 세운 뒤, 둔기로 차량을 파손하고 B씨 등을 차 밖으로 끌어내 집단 폭행했다.
A씨 등은 B씨 등이 자신의 조직을 경찰에 신고하고, 판매책을 흉기로 위협해 스파이스를 강탈한 사실을 접한 뒤 집단 폭행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B씨 등은 스파이스를 피우는 마약 투약 사범으로 이 사건 이후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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