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들, 금융당국에 사업계획 제출
설립 취지와 달리, 중·저신용자 대출 소홀
신용대출 비중·규모 모두 확대하기로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2023년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설립 당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계획과 달리, 시중은행보다 더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펼쳤다는 지적에 따른 보완 조치다.
금융위원회가 27일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2023년까지 가계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려 각각 30%·32%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본인가 심사가 진행 중인 토스뱅크는 44%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출 규모도 지난해 말 2조 원에서 올해말까지 4조5,700억 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대출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가 2,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10.2%, 21.4%로 나타났다. 2023년까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해당 인터넷전문은행과 최대주주는 금융분야 신사업 진출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저신용자 상환능력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CSS가 고도화되면, 금융이력이 부족해 기존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중·저신용 차주들도 수월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 등 결제정보와 건강보험료 납부, 연말정산 등 공공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개발 중에 있다. 케이뱅크 또한 BC카드·KT 등 주주사와 관계사의 결제·통신정보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2017년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은 그간 설립 취지와 달리, 중·저신용자 대출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해 1조4,000억 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했지만, 이 중 91.5%가 서울보증보험이 전액 보증하는 '사잇돌 대출'이었다. 게다가 '사잇돌 대출' 공급액 중 66.4%는 고신용자(신용등급 1~3등급)에 집중됐다.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층 비중도 일반 시중은행(24.2%)보다도 오히려 인터넷은행(12.1%) 실적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평가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 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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