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옥타 폐회식 기조강연 연설
여야 정치인들 대거 참석해 주목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장관은 26일 "이제 우리 사회는 승자독식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 주최로 이날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2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 폐회식 기조강연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저성장, 저출산, 청년실업, 양극화 등 수많은 문제가 있다. 그 중에서 우리가 건드려야 할 '킹핀'은 바로 승자독식 구조"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는 자기 노력과 기회에 비해 더 많은 보상을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며 "독점기업, 불공정 거래, 철밥통도 있지만 전형적인 승자독식 구조는 정치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자독식 구조는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상대보다 좀더 강한 군사력을 갖기 위해 벌인 무기 경쟁처럼 무한경쟁을 하게 만든다"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에 국가과잉, 격차과잉, 불신과잉이 빚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렇게 쪼개진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추격경제 △세습경제 △거품경제 등 3대 금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격경제의 금기를 깨기 위해선 스타트업 쿠데타, 빅블러(Big Blur·기존 경계가 사라지면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는 흐름) 대기업, 디지털 먹거리, 한국형 노동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습경제를 깨려면 철밥통과 순혈주의 깨기, 유망직업 수 두 배로 늘리기, 사회안전망과 공적 연금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거품경제는 '수도권 올인' 구조 뒤집기, 1가구 1주택 꿈 실현, 그리고 끊어진 사회계층 사다리를 잇기 위한 교육 수요자 반란 등을 통해 깰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전 부총리는 강연 말미에 다산 정약용의 묘비를 인용하며 자신이 국가와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약용은 죽기 전 '낡은 나라를 새로운 나라로 만들자'는 의미의 '신아지구방(新我之舊邦)'이라는 묘비명을 직접 썼다.
김 전 부총리는 2016년 아주대 총장 시절 옥타와 인연을 맺은 후 매년 강연을 하고 있으며, 현재 이 단체의 고문을 맡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이원욱·강득구·황운하 의원, 국민의힘 김석기·조명희 의원, 대전시의회와 유성구의회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찾았다. 김 전 부총리가 최근 대권 잠룡으로 부상하면서 정치권에선 그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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