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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성폭행' 변호사 사망에... 피해자 "비록 이 사건은 끝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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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성폭행' 변호사 사망에... 피해자 "비록 이 사건은 끝나지만"

입력
2021.05.26 18: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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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성폭행 혐의 경찰 조사받던?
로펌 대표 변호사 A씨, 숨진 채 발견
피해자 큰 충격 속 "중첩된 피해 받아"
"법조계 자성 위해 31일 입장 낼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로펌에 신입으로 들어온 후배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대표 변호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 측은 피의자 사망 소식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법조계 자성을 위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26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7분쯤 서초동 소재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40대 변호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 가족으로부터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조사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같은 로펌에서 근무한 후배 변호사 B씨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B씨는 지난해 5월 퇴직했지만, 피해가 반복되자 12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A씨 사망으로 해당 사건이 '공소권 없음'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자, B씨 측은 크게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망한 피의자에 대해서도, 황망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기 어렵다"며 "고소 후 6개월간 수사가 진행돼 검찰 송치만을 앞둔 상황이라 피해자가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열악한 지위에 있던 B씨가 A씨를 고소한 이유를 설명하며, 해당 사건을 맡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수습 변호사로서, 또 초임 여성변호사라는 열악한 지위에서 바로 신고하지 못하고 중첩된 피해를 받았다"며 "더 이상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바람, 변호사 실무수습 제도에 대한 법조계 자성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고심 끝에 고소를 결정했다"고 했다.

피해자 측은 A씨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31일 수사기관과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조계 내부에 입장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변호사는 "사망 앞에 그저 애도만을 전할 수 없는 입장이며, 사건이 끝나더라도 이를 계기로 시작돼야 할 이야기들이 종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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