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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누가 당선돼도 '강경 노선' 회귀… 핵합의 복원 협상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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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누가 당선돼도 '강경 노선' 회귀… 핵합의 복원 협상 암운

입력
2021.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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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대선 후보 7인 강경보수 일색
현 정권에서 타결 못하면 원점 돌아갈 듯

내달 18일 치러질 이란 제13대 대선에 출마하는 최종 후보 7인. 모센 레자에이(왼쪽부터), 압돌나세르 헴마티, 알리레자 자카니, 모센 메흐랄리자데,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하셰미, 사이드 잘릴리,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테헤란=AP 연합뉴스

내달 18일 치러질 이란 제13대 대선에 출마하는 최종 후보 7인. 모센 레자에이(왼쪽부터), 압돌나세르 헴마티, 알리레자 자카니, 모센 메흐랄리자데,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하셰미, 사이드 잘릴리,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테헤란=AP 연합뉴스

내달 18일 치러지는 이란 대선에 출마할 후보 7인의 명단이 확정됐다. 그런데 강경 보수 인사 일색이다. 당연히 타결 될 듯 말 듯 진행 중인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은 더 시간에 쫓기게 됐다. 핵 기술을 이란의 자존심으로 여기는 강경파는 합의 복귀를 바라지 않는 탓이다. 중도 성향의 현 하산 로하니 정권 임기 안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국제사회의 이란 핵 통제가 요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현지시간) 이란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이날 대선 후보 신청자 552명을 심사한 뒤 최종 후보 7명을 확정했다. 헌법수호위는 대선과 총선, 국민투표에 대한 감독권 및 선거 후보자 자격 심사를 담당한다. 최종 후보에는 이란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이 다수 포함됐다. 반면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중도ㆍ개혁 성향 인사들은 모두 제외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4년 전 대선에서도 후보로 나섰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국가지도자운영회 부의장과 사이드 잘릴리 핵합의 수석대표다. 둘 다 하메네이와 가까운 강경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나마 모센 메흐랄리자데 전 부통령이 개혁 후보로 꼽히지만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져 들러리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누가 당선되든 차기 정부에선 강경파가 득세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알자지라방송은 “(지지율) 1위인 라이시의 입지만 공고해졌다”며 “많은 후보들이 선거일 전에 라이시 지지 성명을 내고 사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막바지에 이른 핵합의 복원 협상이다. 이란 대표단을 이끄는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5차 회담을 마친 뒤 “합의 초안 논의에 진전이 있었고, 대화를 통해 참가국 간 이견이 줄었다”며 여전히 타결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줄곧 낙관적 전망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이란 대선 전까지 최종 합의에 실패할 수도 있다. 로하니 정권 임기는 8월에 끝나지만 이미 레임덕(정권 말 권력 누수)에 들어간 터라 협상 시한은 사실상 대선까지다. 이란 정치분석가인 알리 파톨라네자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서 “강경보수 정권이 출범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경제, 정보 등 다른 분야의 지배력을 정치 영역으로 확장해 발언권을 더욱 높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혁명수비대는 대표적인 핵합의 반대 세력이다.

2015년 체결된 핵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6개국(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이 이란에 부과한 각종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달 6일 복원 협상이 시작된 후 미국은 핵무기 외에 이란의 미사일 및 역내 도발 문제까지 포함한 새 합의를 만들기를 원하지만, 원상 복구 외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게 이란 측 입장이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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