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되면서 상승하던 기업 체감경기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제조 중소기업과 비제조업 분야의 체감경기가 지난달 대비 소폭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BSI는 88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3월과 4월 두 달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업황BSI가 치솟았지만, 이달엔 제자리에 머무른 것이다.
BSI는 한은이 매월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현재 기업경영 상황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이를 지수화한 것으로, 이번 달엔 전국 2,795개 업체를 대상으로 8일간 조사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 응답이 부정적 응답보다 많았다는 뜻인데, 기업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응답을 하는 경우가 많아 전산업 업황BSI는 한 번도 100을 넘긴 적이 없다. 업황BSI는 코로나19 타격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4월 51까지 추락한 뒤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해 11월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업황BSI는 산업별로 갈렸다. 제조업에서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산업 경기가 좋아지면서 금속가공(+10포인트)이나 전자·영상·통신장비(+5포인트) 분야 업황BSI가 크게 개선됐지만, 반대로 자동차 관련 산업은 하락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5월 들어 기업 체감 경기가 정체 현상을 보인 것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 강세 등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제조업에서는 미디어 콘텐츠 판매 수익이 증가하면서 정보통신업 업황BSI가 전월 대비 9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단체 관광객 및 스포츠 경기 관람객이 감소한 예술·스포츠·여가 산업에서 7포인트, 건설 수주가 감소한 건설업에서 3포인트 감소하며 전체 비제조업 업황BSI를 1포인트 끌어내렸다.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함께 볼 수 있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한 105.4를 기록했다. BSI가 주춤한 사이 소비자심리지수(CSI)가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한은 측은 "ESI는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으며,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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