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서 첫 회담?
"전면적 관계 개선 타결은 어려울 듯"
기후 등 공통 이슈에서 개선 실마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드디어 얼굴을 맞댄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계속 악화하는 양국 관계의 개선을 위한 최고의 기회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부터 사이버해킹, 인권 이슈 등 접점을 찾기 어려운 난제가 한 둘이 아니다. 때문에 두 정상이 기후문제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의제에서부터 해빙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동한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22,23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대면 정상회담은 처음이다. 크렘린궁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양국 관계의 현황과 전망, 핵 문제 등 전략적 안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포함한 국제 현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은 미ㆍ러가 줄곧 으르렁대긴 했지만 최우선 전략 과제인 중국 견제를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고심하던 바이든과 자국의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려는 푸틴의 노림수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어렵사리 회담은 성사됐지만 성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워낙 다양한 분야로 갈등 전선이 확대됐고, 이미 외교관 추방 등 상대를 향해 고강도 제재 폭탄까지 퍼부은 탓이다. 특히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미 연방기관 해킹 의혹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우크라이나 국경 무력충돌 등은 양측이 지금껏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핵심 이슈들이다. 정상 간 만남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 회담은 양국 최고 지도자가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결코 무게가 가볍지 않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 관료들을 인용해 “회담 결과를 떠나 러시아와 미국 모두 냉각기를 풀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냉전 종식의 출발을 알렸던 정상회담 장소인 제네바가 첫 만남 무대로 선택됐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은 바로 제네바에서 ‘데탕트(긴장완화)’의 서막을 열었다.
양측이 공통 분모를 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의제로는 ‘군비감축’과 ‘기후위기’가 거론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핵무기 통제에 관한 장기적 합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앞서 미ㆍ러는 올해 2월 양국 간 핵통제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ㆍ뉴스타트)’ 5년 연장에 합의한 바 있다. 기후위기 문제도 지난달 기후 정상회의에서 두 사람의 적극적 해결 의지가 확인됐다.
벨라루스의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이 의외의 걸림돌로 꼽히지만 회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무법 행태를 두둔하는 유일한 나라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정치학자 이안 브레머를 인용해 “푸틴이 바이든과 회담 전인 다음주 루카셴코를 소치에서 만나기로 한 것은 사전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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