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미러 관계 예측 가능성·안정성 회복 목표"
핵 확산·러시아의 미 선거개입 의제로 다뤄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주 앉는다. 지난달 22,23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양국 간 대면 정상회담은 처음이다.
백악관은 25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며 “두 정상은 미ㆍ러 관계에서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전 분야에 걸쳐 시급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1~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와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때문에 미ㆍ러 정상회담도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 열릴 것으로 관측돼 왔다. 두 정상은 올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차례 통화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제3국에서 정상회담을 갖자고 먼저 제안했다.
회담 성사를 위해 양국 실무자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이달 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첫 고위급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도 24일 제네바에서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핵 확산,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광범위한 주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러시아군 집결 문제,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의 민간 항공기 강제 착륙 사건,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체포 등에 대해 러시아 측에 우려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내놨다. 핵심 의제 조율부터 공동성명 도출까지 양국 간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때문에 미 언론에선 미 당국자들이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되거나 양국 관계가 재설정되는 걸 기대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각국의 이해관계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외교관을 맞추방하고 3월에는 두 정상이 서로를 “살인자”라 부르며 설전을 벌이는 등 줄곧 냉랭한 관계였다.
아울러 미ㆍ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회담에서도 북한 핵 프로그램이 의제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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