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GB 기준 서울은 5만9,000원, 도쿄는 3만원"
새? 요금제 선택한 일부만 혜택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가 내놓은 저렴한 요금제 아하모의 20GB용 요금제 내용. 세금 포함 2,970엔(약 3만원)의 매우 저렴한 요금이지만 국내 전화통화시 5분을 넘으면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아하모 홈페이지 캡처
일본 정부가 도쿄 등 세계 6개 도시의 휴대폰 요금제를 비교한 결과 도쿄가 두 번째로 싸다고 발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취임 후 주도한 휴대폰 요금 인하 결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던 요금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새롭게 도입된 특정 요금제에 한정된 것일 뿐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요금이 내려간 것은 아니라는 반박도 제기됐다.
총무성 "20GB 기준 서울은 5만9,000원, 도쿄는 3만원"
일본 총무성은 서울 도쿄 뉴욕 런던 파리 뒤셀도르프(독일) 등 세계 주요 6개 도시의 스마트폰 월정 요금(3월 기준)을 조사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기가바이트(GB)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도쿄의 월정 요금은 2,973엔(약 3만원)에 불과해 런던(2,166엔)에 이어 두 번째로 스마트폰 요금이 싼 도시가 됐다. 지난해에는 가장 비싼 8,175엔이었다. 서울의 월정 요금은 5,712엔(약 5만9,000원)으로 조사돼 뒤셀도르프(8,325엔)와 뉴욕(7,994엔)에 이어 세 번째로 비쌌다. 파리는 3,839엔이었다.
총무장관 출신의 스가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하자마자 스마트폰 요금 인하를 대표정책으로 추진했다. 일본 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는 이에 발맞춰 올해 3월 가격을 대폭 낮춘 ‘아하모(ahamo)’ 요금제를 출시했다. 2~3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KDDI와 소프트뱅크도 잇따라 가격을 낮춘 요금제를 내놓았다.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동통신사업자 간의 경쟁이 반영된 결과”라며 “외국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 됐다”고 자평했다.
새 요금제 선택한 일부만 혜택... 전체 사용자 체감 못해
그러나 이번 발표에 공감하지 못하는 일본인도 많다. 조사 방법이 평균 요금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각 국가별 1위 이동통신사업자 요금제 중 20GB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것을 중심으로 비교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요금 인하는 일정액 또는 일정 비율로 요금을 인하하거나 기본료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아하모 요금제로 전환한 사용자는 실제로 요금이 낮아지지만, 전화 통화가 많은 사용자나 데이터 사용량이 적어 기존의 다른 요금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은 전혀 효과를 느낄 수 없다. 아하모 20GB 요금제는 국내 전화시 5분까지만 무료인데 반해 한국 SK텔레콤의 요금제는 전화통화가 제한 없이 무료인 점 등을 고려하면 비교 기준도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관련 기사의 댓글을 보면 “일본에 저렴한 요금제가 출시됐을 뿐, 지금 일본 가입자가 내는 평균 요금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20GB 대용량 1개 플랜만 저렴할 뿐, 저용량 플랜은 기존 요금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교도통신도 “최저 요금제를 비교한 총무성의 이번 조사 결과와 이용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태 사이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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