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해자에게 모욕적 언사 동반한 폭행"
김대현 부장 "자숙하며 반성하며 살아갈 것"
유족 "자식 잃은 충격 너무 힘들어" 엄벌 요청
고(故) 김홍영 검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검찰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김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뉴스1
고(故) 김홍영 검사를 상습적으로 폭언·폭행해 김 검사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선 김대현(53) 전 부장검사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김 검사 사망 5년 만에 내려지는 1심 선고를 앞두고, 유족은 “아들이 상사의 폭행으로 세상을 등져버린 충격은 죽을 때까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장검사의 폭행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 전 부장검사는 상당 기간 피해자에게 모욕적 언사를 동반한 폭행을 가해 죄질이 불량하고, 폭행은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최후 진술에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당시 함께 근무한 동료 검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조용히 자숙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 최대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온 직후부터 취재진을 피해 달리기 시작했다. ‘상사라 (후배 검사를) 폭행했냐’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원 밖으로 뛰어나갔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해당 부서 후배였던 김 검사를 회식이나 업무 중 4차례에 걸쳐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검사는 그해 5월 업무로 인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33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검 감찰 결과, 김 검사는 숨지기 전날에도 김 전 부장검사로부터 20분간 큰소리로 질책과 폭언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은 재판부에 김 전 부장검사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냈다. 김 검사의 부친은 “(피고인 측이) 갑자기 증인채택을 철회하고 그간 부동의한 부분을 동의하며, 형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은 자식을 잃어버린 저희의 아픔을 헤아리는 반성은커녕 처벌 수위만 낮춰보려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방법으로든 처벌 수위를 낮춰 법조인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8월 폭언·폭행의 비위가 확인돼 해임됐다. 다만 검찰은 형사처벌할 정도는 아니라며 그에 대해 정식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후 해임불복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고, 해임 3년 후인 2019년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다. 변협은 관련 규정에 따라 등록을 받아들였으나, 그를 모욕·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5년 만인 지난해 10월 김 전 부장검사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강요·모욕 혐의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김 부장검사가 폭행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을 경우 변호사법에 따라 그는 '형 집행이 끝난 후 5년간' 변호사 면허가 박탈된다. 1심 선고는 오는 7월 6일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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