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 평가받는 'GPT-3'보다 큰 규모
한국어 데이터 학습…국내 이용자 특화

하이퍼클로바. 네이버 제공
이용자가 잘못 입력한 검색어는 스스로 판단해 고쳐준다. 여기에 더해 사업자에겐 상품 판매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마케팅 문구도 추천한다. 공부해야 할 방대한 양의 책에선 중요한 부분만 빠르게 요약해준다.
영화 속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와 같이 인간처럼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AI)이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밑그림은 26일 네이버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NAVER AI NOW' 콘퍼런스에서 공개했다. 이날 네이버는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소개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GPT-3'보다 큰 규모"
초대규모 AI란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 학습, 판단, 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와 유사한 AI를 의미한다. 구글 '알파고'가 바둑에만 특화된 AI라면 초대규모 AI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처럼 학습하고 판단하는 수준이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초대규모 AI라고 평가된 오픈AI의 'GPT-3'보다 더 큰 규모로 제작됐다.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2015년 설립한 AI 연구기관이다. 지난해 6월 공개된 GPT-3는 스스로 코딩을 배워 응용소프트웨어(앱) 개발에서부터 칼럼이나 영화 시나리오 작성 등의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에 따르면 GPT-3의 파라미터(parameter·매개변수)는 1,750억 개인 반면 하이퍼클로바는 2,040억 개다. 파라미터는 AI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그 수가 높아질수록 AI는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또 영어가 학습 데이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GPT-3와 달리 하이퍼클로바 학습 데이터는 한국어 비중이 97%에 달한다. 그만큼 국내 이용자에 특화됐다는 얘기다.
"한국어에 특화...언어 넘어 영상까지 영역 확대"
하이퍼클로바 개발을 위해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700 페타플롭(PF, 1초당 1000조(兆)회의 연산이 가능한 수준)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도 하이퍼클로바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 네이버는 서울대 및 카이스트 AI 대학원을 포함해 학계와 공동으로 AI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일 자사 검색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 기능을 적용했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하는 경우 AI가 올바른 단어로 전환해 검색해주거나 적절한 검색어를 추천해준다. 향후 네이버는 한국어 외 다른 언어로 언어 모델을 확장하는 한편 언어뿐만 아니라 영상이나 이미지 등까지 이해할 수 있는 AI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더 짧은 시간과 더 적은 리소스를 사용해서 이전에 우리가 상상만 했던 새로운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면서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AI 기술이 필요한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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