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5일 세계 실종 아동의 날 맞아 대대적 홍보
2019년 6만600여 건에서 지난해 1만7000건 등록
경찰서 지구대 안 가고 휴대폰 앱으로도 등록 가능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거주하는 A씨는 올해 1월 30일 오후 5시 30분쯤 초등학교 3학년 아들 B군과 함께 킥보드를 타러 인근 공원을 찾았다. 둘째 아이를 돌보느라 잠시 한눈 파는 사이 킥보드를 타던 B군이 사라졌다. 불과 10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A씨는 아내와 함께 집과 공원을 오가며 B군을 찾았지만 목격자조차 없었다.
망연자실하며 20여 분간 아이를 찾아 헤맬 때쯤, 경찰관으로부터 "B군을 영통지구대에서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가 왔다.
공원 평지에서 놀던 B군은 아빠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재미가 더한 내리막길로 내달렸다. 하지만 지적장애로 인지능력이 떨어진 B군은 자신이 온 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다행히 영통지구대 앞을 서성이던 B군을 본 경찰관이 B군을 지구대로 데리고 와 집과 아빠 이름 등을 물어봤지만 B군은 모른다고 했다. 경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문 등록을 조회한 결과 B군의 이름과 A씨의 전화번호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공원에서 지구대까지는 100m 정도에 불과했다.
A씨도 그제서야 2019년 중순 경찰이 돌린 ‘지문 사전등록’ 홍보전단을 본 후 B군과 동생의 지문을 등록했던 것이 떠올랐다. ‘지문 사전등록’ 덕분에 25분 만에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5월 25일 세계 실종아동의 날을 맞아 아동 등의 실종 예방 및 신속한 발견을 위해 ‘지문 사전등록’을 홍보하고 나섰다.
‘지문 사전등록’은 경찰청에서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에 실종아동(18세 미만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환자 등의 지문과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의 정보를 사전에 입력, 실종 상황이 발생하면 등록된 정보를 활용해 신속하게 찾아주는 제도다.
경찰청에서 전산 등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이 홍보에 나서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찰서 방문이 어렵다보니 아이들의 지문 사전등록이 현저히 줄어서다.
실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만6,387명이던 등록건수가 지난해에는 1만7,026건으로 74%나 감소했다.
아이들의 ‘지문 사전등록’ 시스템은 경찰서나 지구대 방문 없이도 가능하다.
본인 소유의 휴대폰에 안전드림 앱(안전Dream)을 다운받아 메인화면 사전등록신청을 누르고, 신청서대로 작성 후 아이의 지문과 사진을 찍어 올리면 된다.
B군을 찾아 준 박성태 영통지구대장(경감)은 “B군의 경우 지문이 등록돼 있어 가족을 빨리 찾을 수 있었다”며 “아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사전 지문등록을 통해 만일의 사태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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