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촉구" 매파 목소리 점차 커져
27일 금통위 한은도 '긴축 검토' 시그널 촉각
미국에서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 목소리가 점차 커지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될 기준금리 방향에 대해 시장은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한은이 어떤 식으로든 '긴축' 시그널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27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달에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달라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테이퍼링 등 긴축에 나서면 한국은행도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고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잇달아 테이퍼링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한은 내 매파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미 금통위 내에서도 긴축 정책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확인됐다.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올해 1분기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증대됐다"며 "금융안정 이슈를 통화정책적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경우 금융 불안정이란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르면 7월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자산 매입을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TS롬바르드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내달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면 조기 테이퍼링이 연준 내 주류 의견으로 확대돼 통화정책 정상화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장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테이퍼링 시계로 인한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종료 시사 발언으로 촉발된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을 피하기 위해 연준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채권 매입 규모 자체가 2013년에 비해 훨씬 크고, 대내외적으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할 상시 창구인 대기성 레포(Standing Repo) 등의 영구화가 논의됐다"며 "테이퍼링 개시에도 유럽중앙은행 등의 완화적 입장이 지속되면 시장 충격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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