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아 보이는 얼굴과 큰 웃음소리.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배우 경수진이다.
경수진은 2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난 후 "어색하다.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인사드리게 됐다. 반갑다. 인터뷰를 많이 안 해봐서 잘 못할 듯하다"며 웃었다. "내가 화면에 안 예쁘게 나온다"고 장난스레 말하기도 했다.
외모는 경수진의 배우 인생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다. 그는 "배우는 화면에 나오는 사람이다. 얼굴이 주는 느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얼굴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경수진은 자신의 외모와 성격에 대해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인데 얼굴에는 사연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감독님들께서 그런 부분들 때문에 캐스팅을 해주시는 듯하다"는 게 그의 추측이다.
지난 19일 종영한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도 경수진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최홍주 역을 맡아 활약하며 단발로 파격 변신해 시선을 모았다. 이에 대해 그는 "큰 의지가 있었다. 경수진으로서도 스타일 변화를 가져가고 싶었다. 강단 있게 보이려면 머리에 변화를 줘야 할 듯했다. 그래서 머리를 잘랐다"고 밝혔다.
여러 감정이 공존하는 얼굴이 캐스팅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경수진은 "4부까지 홍주가 밝은 캐릭터인 줄 알았다. 감독님이 '트레인'을 보시면서 내가 감정이 굉장히 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다더라. '홍주는 4부까지 밝지만 트라우마가 많다. 수진씨가 잘 표현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권화운과의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경수진은 "성요한(권화운) 캐릭터는 초반에 사이코패스 같았고, 차가웠다. 이성적이기 때문에 권화운 배우가 캐릭터에 차가움을 많이 담았다. 그래서 내가 힘들었다. 감정이 오가야 하는데 그 친구가 연기를 잘해서 통나무와 호흡하는 느낌이 들었다. 감정 교류가 안 됐다. 내가 리드해야 했고, 부드럽게 다가가야 됐다"고 말했다.
"홍주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경수진은 '마우스'를 통해 성장했다. 그가 바라본 홍주는 "여러 감정을 갖고 있던 친구"였다. "부모님에 대한 감정, 한서준(안재욱)에 대한 복수심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했어요. 많이 배웠죠. 감정들을 표현하며 조금 성장한 듯해요."
데뷔 10년 차지만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경수진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경수진은 "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맡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 또 맞춰봐야 한다. 늘 새로운 걸 받아들여야 하는 거다. 점차 익숙해지는 과정들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윤여정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오스카 가서 상을 받으셨지 않으냐. 나도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 배우로 활동할 앞으로의 날들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수진이 원하는 수식어는 '진정성 있는 배우', 그리고 '믿음이 가는 배우'다.
"배우의 삶은 연기에 투영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삶을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하죠. 그렇게 해야 제 연기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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