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에 있는 활화산이 19년만에 폭발했다.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은 다행히 대도시 진입 직전 멈췄지만 수천 명의 주민이 불안에 떨었고 3,000명이 넘는 피난민도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민주콩고 동부 비룽가 국립공원에 있는 니라공고 화산은 전날 오후 6시쯤 폭발했다. 화산 폭발과 함께 흘러나온 용암은 북키부주(州) 도시 베니를 지나 인구 200만명의 대도시이자 주도인 고마 쪽으로 흘렀고 두 지역을 잇는 도로를 집어삼켰다. 현지 거주자들은 용암이 고마 동부에 있는 ‘고마시티 공항’까지 닿았지만, 다행히 공항 시설 가장자리에서 멈췄다고 전했다.
화산 폭발 직후 고마 시내 대부분의 전기 공급이 끊겼고 전화 통화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됐다. 이날 오전까지 10여 차례 이상 약한 지진도 감지됐다. 밤하늘을 시뻘건 불길로 물들인 용암이 도시를 덮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민 수천 명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민주콩고 정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고마에 대피명령을 내리면서 현재까지 3,500명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르완다로 피난한 상태다. 피난민 리처드 하지카 디우프는 “하늘이 온통 화산의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며 “피난처를 찾기 위해 마을을 떠났다”고 말했다. 르완다 당국은 피난민에 학교와 종교시설 등 임시 거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고마에 주둔 중인 현지 유엔평화유지군 역시 전투기를 고마 남쪽 도시와 우간다로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화산폭발로 인한 인명피해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이 지역 군수는 이날 “잠정 추정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당초 고마 화산관측소가 니라공고 화산과 13㎞ 떨어진 니아무라기라 화산이 폭발했다고 밝혀 혼란을 빚었다”고 전했다.
지구에서 가장 활동적인 화산 중 하나로 알려진 니라공고 화산의 폭발은 2002년 1월 이후 19년만이다. 화산학자 다리오 테데스코는 “니라공고 화산에 새로운 열구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2년 폭발 당시에는 공항 활주로의 절반을 포함해 고마 도시의 상당 부분이 용암에 휩싸이면서 250명이 숨지고 이재민 12만명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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