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동안 스스로를 고독 속에 가뒀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했고, 지인들과의 만남도 줄였다. 감정을 절제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만 했다. 외로움 속에서 웃음도 잃었다.
권화운이 tvN 드라마 '마우스'의 성요한을 그려내기 위해 했던 노력이다. 감정 절제 능력이 뛰어난 성요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해낸 그는 화상 인터뷰로 만난 취재진에게 "웃음을 다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감정 절제 연기로 오해까지
권화운이 바라본 성요한은 어떤 모습이었길래 고립까지 택해야 했을까. "누군가를 만났을 때 너무 화내서도 안 되고 슬퍼해도 안 됐다. 자연스럽게 웃어서도 안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화운은 "요한이를 연기하기 위해 눈 깜빡임 하나까지 고민해야 했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연기를 하며 "쟤 원래 저렇게 성요한처럼 차가워?"라는 말까지 들었다. "저는 원래 밝고 재밌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지인의 지인들이 그런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차가워 보일 수 있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깨달았어요. 화면 속 제 모습은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은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였죠."
그는 "연기에 만족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촬영을 하고 집에 와서 생각해 보면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평생 만족하지 못할 듯하다"는 그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이야기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터닝포인트 된 '마우스'
'마우스'는 권화운에게 터닝포인트였다. "최준배 감독님을 만났고 요한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삶을 돌아봤어요. 제가 커다란 아픔을 갖고 있는 요한이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노력도 많이 했어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뿌듯해요. '마우스'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다음 작품에서는 더 잘 해내고 싶어요."
촬영 현장의 이승기와 이희준은 배울 점 많은 좋은 선배였다. 권화운은 "(이)승기 (이)희준 선배님은 거의 8개월 동안 잠도 못 주무시며 촬영하셨다. 난 그 정도는 아니었다. 힘든 역할을 소화하시면서도 항상 밝으셨다. 주변 사람들, 스태프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역시 프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체력, 열정, 연기력 모두 뛰어나신 두 분을 보며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성요한을 연기하며 느낀 점도 있었다.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한이의 인생이 사이코패스 아들이라는 편견과 시선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잖아요. 사람들이 누군가를 몰아간다고 해도 소신 있게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에요."
목표는 늘 새로운 배우
권화운은 MBC 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차기작에서는 '마우스'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그는 "밝은 사랑을 보여줄 거다. 내가 인디밴드 보컬로 나오는데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 연주한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듯하다. 연인 호흡을 맞추는 방민아 배우님과 귀엽고 아기자기한 케미스트리를 뽐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권화운은 "휴머니즘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버닝'에서 유아인 선배님이 맡았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감동을 드리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권화운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왔음을 알리며 "나라는 사람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꿈은 늘 새롭게 느껴지는 배우다. "항상 궁금하고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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