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쟁이나 자연재해 탓에 자국 내에서 떠돈 국내 난민이 전 세계에서 5,50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체 인구(5,182만명)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셈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내난민감시센터(IDMC)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난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 수가 2019년의 4,570만명보다 1,000명 가까이 늘어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89년 센터가 관련 조사를 처음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국내난민이란 전쟁 등 각종 무력 분쟁과 폭력사태, 자연 재해 등으로 나라 안 다른 지역으로 쫓겨간 사람을 뜻한다. 국경을 벗어난 일반적 ‘난민(Refugee)’과 달리 국제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지난해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 것은 아프리카 모잠비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증가한 폭력 사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콩고민주공화국(DRC) 등에서 계속된 분쟁 때문이라고 IDMC는 분석했다. 전체 5,500만명 중 87%인 4,800만명이 여기에 속한다. 시리아에서만 660만명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선 530명이 이 같은 이유로 터전을 떠나야 했다. 여기에 아시아 지역을 덮친 사이클론 암판,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폭풍우, 아프리카의 홍수도 700만명이 집을 떠나게 만들었다.
알렉산드라 빌라크 IDMC 국장은 “국내 난민이 전례 없이 급증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자료 수집이 쉽지 않았고, 감염 우려에 긴급 대피소를 찾는 사람 수도 적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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