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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의 자유' '경영상 비밀'... 중간착취에 대한 고용부 답변 전문

입력
2021.05.27 04:30
수정
2021.05.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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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착취의 지옥도, 그 후 ]?
⑤ '중간착취 금지법 ' 고용부 답변서 전문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은 3월23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와 고용차별개선과를 찾아 '중간착취 금지 입법 질의서'를 전달했다. 35일 뒤 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은 3월23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와 고용차별개선과를 찾아 '중간착취 금지 입법 질의서'를 전달했다. 35일 뒤 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은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 중간착취를 막을 수 있는 입법 5가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노동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정리한 질문들입니다. 그리고 35일 후인 4월26일 고용부로부터 답변서를 받았습니다.

고용부의 답변서 전문입니다. 이 답변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일보 질문 <1>

중간착취는 원청이 지급한 노무비가 용역업체를 거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전용 계좌를 활용해 원청이 노동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고 봅니다. (ex) 전용계좌를 활용한 발전소 적정임금 시범사업,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에스크로우(escrow) 지급 방식
-이와 같이 전용 계좌를 통한 임금 지급을 법으로 제도화하는 것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어떻게 보십니까.

<고용부 답변>

□ 일부 조선소에서 하청 근로자에 대한 체불을 방지할 목적으로 원청과 하청간 자율적으로 합의하여 전용계좌를 활용한 임금 지급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ㅇ 사전에 합의된 공수 및 공정별 노임단가 등을 토대로 원청과 하청이 공동으로 하청 소속 근로자의 노무비를 확정한 후,

- 하청 명의의 계좌에서 그 소속 근로자의 계좌로 이체하는 형식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음

□ 에스크로우제도는 부동산매매, 전자상거래 등에서 상품 인계 및 대금 지급 등과 관련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고,

ㅇ 노동법 영역에서는 도급 등에서 발생될 수 있는 임금 체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귀 사에서 제안하는 목적과는 그 제도의 취지가 다르다 할 것임

□ 한편, 현장에서는 용역, 노무도급, 위임, 도급 등으로 그 개념이 혼재되어 사용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ㅇ개념이 불확정적이고, 제안하고 있는 임금 지급방식 측면에서 볼 때도 그 대상을 명확히 설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

ㅇ또한, 전용계좌를 통한 임금 지급방식을 제도화하는 것은 원청이 하청의 인력 운영에 개입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도 우려되므로

- 심층적인 연구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선행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음

한국일보 질문 <2-1>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파견 노동자를 보호하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먼저 파견업체가 받는 수수료에 상한이 없습니다. 직업안정법 19조가 근로자 임금의 1%를 최대 3개월까지만 소개비로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파견법에도 수수료 상한을 적용해야 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고용부 답변>

□일반적으로 파견 대가에는 임금·퇴직급여 등 인건비 외에, 4대 사회보험료, 교육훈련비, 관리비, 영업비용, 순이익 등을 비롯한 여러 항목이 포함됨

ㅇ 수수료가 과도한 경우 이를 제한해야 하는 필요성은 공감하나, 현행 파견법상 허용되는 업무의 범위와 내용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 적정한 수수료의 수준, 이를 어떻게 설정하고 제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음


한국일보 질문 <2-2>

현행 파견법은 근로자가 요구할 경우 파견사용주가 사용사업주로 부터 받은 ‘파견의 대가’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으나 노동자들은 이런 권리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파견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계약서에 ‘파견의 대가’(파견 수수료 등)를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습니다. 그래야 노동자가 자신의 노무비와 파견업체의 수수료 등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무엇입니까.

<고용부 답변>

□ 현행 파견법은 파견 대가를 서면으로 알려주도록 하고 있고, 근로자가 요구할 때 그 세부 내역을 제시하도록 하고 있음

ㅇ 다만, 파견근로자가 이를 요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적 애로가 있다는 지적이 있음

□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파견대가를 직접?간접인건비, 관리비 등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파견근로자의 요구와 관계없이 내역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파견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현재 환노위 계류 중임

* ‘20.11.13. 권칠승 의원 발의

ㅇ다만, 이에 대해서는 해당 파견에 대한 순이익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것은 경영상 비밀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의견도 있는 상황임

□ 우선, 우리부는 파견업체 중심으로 파견 수수료 등에 대한 실태조사(‘21년 중 추진 예정) 및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실시하고,

ㅇ 근로자 파견 대가 명시 여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도록 하겠음

한국일보 질문 <2-3>

현재 많은 파견업체들이 ‘위장폐업’을 하며 노동자들의 4대 보험료와 퇴직금을 중간착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위장폐업 후 새 파견업체를 차릴 경우 고용승계를 법제화하는 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용부 답변>

□ 현행 파견법은 명의대여를 금지하고 있음

ㅇ 아울러, 퇴직금 미지급, 최저임금 위반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집행 종료(또는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 후 3년간 결격사유에 해당하여 파견허가를 받을 수 없으며,

ㅇ 동일 사유가 있는 임원이 있는 법인의 경우에도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원칙적으로 파견허가를 받을 수 없음

□ 한편, 고소?고발 등을 통해 명의대여 등의 방법으로 임금, 퇴직금 체불 등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안이 제기되는 경우에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대응 하겠음

한국일보 질문 <3>

고용노동부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은 현재 법적 구속력이 없고, 미이행시 패널티 등이 없어 현장에서 크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이 지침을 기존 법에 추가시키는 등 구속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고용부 답변>

□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이하 ‘용역지침’이라 함)‘은 공공부문*의 청소·경비·시설물관리 등 단순노무용역 및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에 적용됨

*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교육기관(교육청,국·공립학교)

ㅇ 동 지침은 ’12.1. 관계부처(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합동으로 마련하여 매년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지침 준수 여부 등을 확인·점검하고 있음

□ 한편, 용역지침의 실효성 제고를 위하여 용역업체가 계약체결시 제출한 외주근로자 근로조건 이행확약서 내용*을 불이행한 경우 계약해지 및 향후 입찰참가자격 제한**토록 관련 규정을 마련함

* ?예정가격 산정시 적용한 노임에 낙찰률을 곱한 수준 이상의 임금 지급 여부 ?퇴직급여, 4대 사회보험료 등 법정부담금 지급 여부 ?포괄적 재하청 금지 사항 준수여부 ?용역업체 변경시 원칙적 고용승계 여부 등

** 국가·지방계약법 시행규칙(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계약이행능력심사를 위하여 제출한 외주근로자 근로조건 이행확약에 관한 사항을 지키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 1~3개월 제한

ㅇ 또한, ‘17년부터는 실태점검 결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있음

□ 앞으로도 공공부문에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이 준수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해 나가겠음

한국일보 질문 <4>

현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상 사용자는 근로계약 당사자로 제한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영향력,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 ‘사용자의 기능을 실제로 행사하는 자’, ‘대향관계에 있는 자’로 사용자성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간접고용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현재 노동시장의 흐름을 법에 반영하기 위해서도 고용노동부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용자성 확장’에 대한 고용부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고용부 답변>

□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나, 사용자성을 확장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음
?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영향력·지배력을 행사하는 자’, ‘대향관계에 있는 자’의 개념이 모호하여 노사갈등이 가중되고 현장 혼란이 증가할 가능성도 고민해야 함
* 특히, 노조법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어, 불명확한 사용자 판단 기준은 죄형법정주의원칙에도 위배될 우려가 있음
? 아울러, 직접 계약관계가 없는 원청사업주에 대해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당사자성을 인정하는 경우,
- 민법상의 도급계약 등이 형해화되어 민법상 계약에 대한 상당한 제한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음
? 또한, 사업(장) 단위로 진행되는 교섭창구단일화, 근로시간면제한도 결정 등의 기준에 혼란이 초래되어 산업현장의 갈등이 증가할 수도 있음
□ 따라서, 간접고용자에 대한 제도적?정책적 보완책 마련에 노력하여야 하지만,
ㅇ 사용자 개념 확대는 현행 노조법 체계와의 정합성, 민법상 계약자유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음
□ 한편, 현재 사용자성 확장 문제에 대해 전문가 TF를 구성하여 논의하고 있지 않음

한국일보 질문 <5>

현재 용역근로자를 보호하는 법은 따로 없습니다. 간접고용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법, 예컨대 ‘간접고용 노동자 보호법’(가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용역근로자 등 간접고용 근로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간접고용 근로자를 위한 별도의 입법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음

① 간접고용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범위를 정하는 것이 어렵고,

② 민법상 정의된 도급?위탁 등의 방식을 제한함이 경영상 자유, 계약의 자유와 조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③ 원청업체의 사업주와 하청업체 사업주 및 그 근로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불명확해지는 문제 등이 있음

□ 한편, 지난 19대 국회에서 유사한 취지의 “사내하도급근로자 보호법안”이 발의된 바 있으나,

ㅇ 그 법안이 불법파견 또는 불법 근로자공급사업 등을 합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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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Series/S2021012114040001117.html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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