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주 만에 주간 상승률 마이너스로 하락 전환
집값 급등 피로감과 보유세 부담 등 작용
서울은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오름폭 확대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집값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에 역대급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 등이 겹치며 매수심리와 거래가 동시에 위축된 영향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하락했다. 2019년 10월 넷째 주(-0.07%) 이후 81주 만의 마이너스 상승률이다.
그간 세종은 개발 기대감 속에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해왔다. 특히 세종에 국회의사당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일부개정안이 지난해 6월 발의된 이후 매수 수요가 쏠리며 아파트값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6월 6.53% △7월 9.2% △8월 4.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세종 천도'가 지지부진해지면서 단기간 급등한 집값에 대한 피로감이 강해졌다. 이달 10일 기준 세종의 매매수급지수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93.8까지 내려갔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구본일 한국부동산원 연구원은 "지난해 논의됐던 국가기관의 추가 이전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매수심리와 거래가 위축됐고 급등한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종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70.25% 인상돼 보유세 부담이 커진 것도 집값 하락의 요인이다. 구본일 연구원은 "세종에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공시가격 인상률이 적용되면서 세부담이 현실화하자 호가도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종 소담동 새샘마을5단지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전용면적 84㎡가 3,000만 원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와 동일한 0.23%로 조사됐다. 서울은 재건축 예정 단지가 몰려 있는 서초구(0.20%) 송파구(0.16%) 영등포(0.12%) 등 위주로 오름폭이 커지며 전체 상승률(0.10%)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의 변동률(0.27%)은 전주와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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