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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면한 美·러 외교수장, 겉으론 웃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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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면한 美·러 외교수장, 겉으론 웃었지만...

입력
2021.05.20 20: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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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 앞두고 탐색전
"심각한 의견 차" "?예측 가능한 관계 원해"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9일 아이슬란드에서 회담하기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레이캬비크=EPA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9일 아이슬란드에서 회담하기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레이캬비크=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다. 내달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을 앞둔 일종의 탐색전이다. 입장 차이는 여전했으나 냉전 수준으로 추락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 의지를 확인한 건 소득이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북극이사회 장관회의 참석차 아이슬란드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고위급 대면 회담이 성사된 건 처음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회담장에 들어서며 서로 팔꿈치를 부딪히고 미소를 짓는 등 부드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3월 열린 미중 외교 수장의 전투적 회담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우호적(일간 워싱턴포스트ㆍWP)”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회담 내용까지 밝은 건 아니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국제 정세에 대한 평가와 정상화가 필요한 문제 등에서 심각한 의견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시작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문제, 우크라이나 동부 무력충돌 등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현안이 켜켜이 쌓인 게 현실이다. 외교관 추방 등 양측이 단행한 제재 조치도 여럿이다. 팽팽했던 회담 분위기는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 들어 급속도로 냉각된 양국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막아보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모든 사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고, 블링컨 장관 역시 “세계를 안전한 장소로 만들기 위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회담 몇 시간 전 미국의 유화 제스처도 나왔다. 미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해저 가스관 ‘노드스트림2’ 관련 일부 제재를 포기했다.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동독 정보장교 출신 마티아스 와니그 노드스트림2 AG 최고경영자(CEO)의 제재를 면제한 것이다. 해당 사업이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증가시켜 “유럽에 나쁜 거래”라고 비판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우방인 독일을 고려한 결정이나 러시아와의 긴장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제재 면제가) 미국의 이익이라고 판단했다”면서도 사업 자체에 대한 반대 의사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일단 감염병과 기후위기 등 비정치적 과제를 중심으로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WP는 “외교수장 회담에서 나온 일부 성과가 몇 주 뒤 바이든과 푸틴의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보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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