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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로켓,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입력
2021.05.20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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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이석수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무기는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혁신은 무기혁신을 낳는다. 기술이 곧 전쟁양상을 결정한다는 미래주의 관점에서 전쟁과 무기, 그리고 한국국방의 생태계를 그려본다.


2021년 5월 13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아이언 돔 요격체계 발사 모습. ⓒIDF

2021년 5월 13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아이언 돔 요격체계 발사 모습. ⓒIDF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다시 터졌다. 이번에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차별과 탄압이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5월 10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시작으로 두 나라 사이에 군사충돌이 격화되었다. CNN에 의하면 5월 20일 현재, 팔레스타인에서 2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중 60명이 어린이다. 한편,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한 12명이 사망했다. 하마스의 로켓 발사-이스라엘의 공습과 침공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동안 하마스는 로켓의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로켓의 사정거리가 다양해졌다. 이스라엘군의 자료에 의하면 사정거리 200㎞의 하마스 로켓이 거의 이스라엘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더욱이 로켓의 정확성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하마스가 감행한 로켓 공격의 절반에 대해 아이언 돔이 작동했다. 아이언 돔이 인구밀집지역과 주요 기간시설에 대한 공격만 요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이언 돔이 예전보다 더 많이 작동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로켓의 정확도가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마스는 동시에 다수의 로켓을 발사하는 능력을 개선하여 일부 로켓이 방어망을 피할 수 있었다. 마이클 암스트롱에 의하면 이번에 최초 24시간 내에 470기의 로켓을 발사했다. 2014년 192기와 2012년의 312기에 비하면 동시 로켓 발사능력이 향상되었다. 동시 대규모 로켓 공격은 로켓 보유량이 관건이다. 현재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하마스가 로켓을 10,000기 이상 비축해놓은 것으로 추정한다.


2021년 5월 14일 아이언 돔 미사일(좌측)이 하마스 발사 로켓(우측)을 요격하는 모습. ⓒAFP 통신

2021년 5월 14일 아이언 돔 미사일(좌측)이 하마스 발사 로켓(우측)을 요격하는 모습. ⓒAFP 통신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 방공시스템으로 하마스의 단거리 로켓을 요격하고 있다. 아이언 돔은 전천후 시스템이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지상이나 해상에도 설치할 수 있다. 로켓뿐만 아니라 포, 비행기, 드론, 크루즈 미사일 등 새롭게 진화하는 위협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성능이 개선되었다. 제조사나 이스라엘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요격 성공률이 90% 정도이다. 아이언 돔은 인구밀집지역과 주요 기간시설을 겨냥하는 로켓만 요격하기 때문에 경제적이기도 하다.

아이언 돔에 대한 회의론자들은 아이언 돔이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본다. 암스트롱은 여러 평가를 소개하면서 요격률이 85% 이하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언 돔이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로켓의 수량이 하나의 포화점으로 정해져 있어서 다수의 로켓으로 동시에 공격할 때 요격률이 감소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더욱이 너무 가까이서(5~7㎞ 이내) 로켓이 공격할 때 요격에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공격으로부터 완전한 방어란 현실이 아니라 신화이다. 신화는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해 '풀베기(mowing the grass)'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고질적 갈등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은 풀이 자라면 베어서 제거하듯이 정기적 공습을 통해 하마스의 전력을 약화시키고 공격을 억제시킨다. 물론 정치적 고려도 작용한다. 한편,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는 '정치-군사'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군사적으로 이스라엘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심리적·정치적 효과를 노리고 전쟁을 불사한다. 하마스는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서 팔레스타인 내 권력투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반인륜적 정치게임에 무고한 민간인과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희생되는 역사의 반복을 중단시킬 수는 없을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적대의 습관을 버리고 신뢰의 습관을 기르는 것이 평화로 향하는 길이다.

이석수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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