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신장 위구르 인권 왜 침묵?
세계 최대 면화 생산지... 의존도 높고
갈수록 커지는 중국 매출 비중
미국 세관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 사용을 이유로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티셔츠 수입을 금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0일 아사히신문은 미 세관·국경경비국(CBP)이 1월 유니클로의 면 셔츠 원재료로 중국 신장생산건설병단(XPCC)이 관여한 면화가 사용된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로스앤젤레스항에서 수입을 막은 사실이 10일 CBP가 공개한 문서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XPCC는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 본사를 둔 국영기업으로, 위구르인 등 소수민족을 면화 수확에 강제로 동원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지난해 12월부터 XPCC가 관련된 면화를 사용한 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3월 해당 제품의 원재료가 중국이 아닌 호주 등지에서 조달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미 당국에 수입금지 철회를 요구했지만 기각됐다. 패스트리테일링은 19일 “CBP의 결정은 매우 유감”이라며 “공급망에는 강제노동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면 소재도 생산 과정에서 강제노역 등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면만 사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3월 스웨덴 패션 브랜드인 H&M이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중국에선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지만,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무인양행(MUJI)은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지난달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위구르 관련 질문을 받고 “인권 문제라기보다 정치 문제이며, 우리는 항상 정치적으로 중립이다”라고 말했다. 신장 면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무인양행도 지난달 낸 입장문에서 “무인양품 면을 재배하는 신장 지역 약 5,000헥타르 농장에 대해서는 작업자의 인력 계획을 파악하고 재배 일정에 따라 제3자 기관을 현지에 파견해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심각한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이 신장 인권 문제에 침묵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 생산지인 이 지역 면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국 매출 비중도 크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전체 매출 가운데 5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의 미국 매장은 47곳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809곳에 이른다. 무인양품 역시 일본 내수 기업이었지만 중국 진출에 성공해 매출의 거의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한편 미 당국의 유니클로 셔츠 수입 금지와 관련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신장 위구르에서는 강제노동이란 것이 없다’며 “미국이 하는 짓은 완전히 약자 괴롭히기”라고 비난했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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