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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왜 절을 외면할까… 불교가 그들 이해하고 고민 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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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왜 절을 외면할까… 불교가 그들 이해하고 고민 들어줘야”

입력
2021.05.18 14:57
수정
2021.05.18 15: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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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당 일화 담은 ‘부처님 군대 오신 날’ 펴낸 지용 스님

군법당에 찾아오는 청년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불교가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젊은 사람들은 왜 그럴까’라면서 그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군대에서 인생을 설계하는 시기를 맞는 청년에게 내세의 행복을 말하면 마음에 와 닿지 않아요. 저는 그들에게 부처님 말씀은 ‘최선을 다해서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지용 스님

불교가 늙어가고 있다. 사찰에서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여하는 청년 불자를 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불교는 중장년의 종교, 옛 가르침이라는 인상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어떻게 하면 불교가 청년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올해로 20년째 군종장교로서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해온 지용 스님은 군불교에서 해법을 찾는다.

군불교는 군대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불교를 말한다. 군대는 원하든 원치 않든, 한국의 청년 남성 상당수가 거쳐가는 곳. 청년 포교의 최전선인 셈이다. 전국 410여 곳의 군법당에서 군법사 120여 명이 군종장교 신분으로 불법을 전파한다. 지용 스님으로부터 수계받은 청년만 2만 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군법당에서 겪은 일화들을 엮어서 ‘부처님 군대 오신 날’을 펴냈다. 지용 스님은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사회에서 불법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진 상황에서 많은 장병들이 군대에서 처음 불교를 접한다”면서 “부처님께 절하거나 향을 올려 공양하는 법까지 하나 하나 새롭게 전달해야 한다”고 군불교의 특성을 설명했다.


지용 스님이 장병들과 군법당을 걷고 있다. 지용 스님은 "청년들의 언어로 다가가야 그들에게 불법을 전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용 스님 제공

지용 스님이 장병들과 군법당을 걷고 있다. 지용 스님은 "청년들의 언어로 다가가야 그들에게 불법을 전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용 스님 제공


포교의 최전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용 스님은 오랫동안 청년들과 부대껴온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로 청년들의 생각이 다양해졌다며 웃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하는 것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어요. 예전에는 ‘요즘 아이들의 고민’이란 것이 있었다면 지금은 각각의 고민이 너무나 달라요.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죠.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소통할 수 있겠구나 체감합니다.”

법당을 찾는 이유도 저마다 다르다. 연애상담부터 불교에 대한 호기심까지 장병들은 다양한 이유로 지용 스님을 찾는다. 개중에는 심각한 문제를 털어놓는 장병도 있다. 자신이 저지른 큰 잘못을 괴로워하면서 불교에서는 어떤 벌을 내리는지 묻기도 한다. “저를 찾아오는 이유는 성직자에 대한 막연한 신뢰가 이유일 수도 있겠죠. 이유가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는 겁니다. 동참해주는 거죠.”

군종병들은 과거와 달리 군인으로서의 일과를 마치고 종교활동에 참여한다. 그들은 어찌 보면 성직자보다도 더 종교의 참뜻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종교인들이다. 지용 스님 제공

군종병들은 과거와 달리 군인으로서의 일과를 마치고 종교활동에 참여한다. 그들은 어찌 보면 성직자보다도 더 종교의 참뜻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종교인들이다. 지용 스님 제공

군불교는 장병들이 해답에 닿을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한다. 그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일은 지용 스님의 몫이다. “불교가 기존 신자들 중심으로 활동해오면서 청년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현대적 언어로 설명하고 마음챙김 명상처럼 다양한 활동을 맛보게 해주려고 노력하죠. 신이 존재하는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인간 중심이며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종교라고 알려줍니다. 그럴 때 청년들과 현실적 대화가 가능하고, 그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지요.”

장병들이 지용 스님의 지도에 따라서 명상하고 있다. 군복무 기간은 깊은 깨달음에 도달하기에는 짧더라도 불교의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용 스님 제공

장병들이 지용 스님의 지도에 따라서 명상하고 있다. 군복무 기간은 깊은 깨달음에 도달하기에는 짧더라도 불교의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지용 스님 제공


장병들은 군법당에서 부모님께 편지 쓰기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불법을 체험한다. 지용 스님 제공

장병들은 군법당에서 부모님께 편지 쓰기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불법을 체험한다. 지용 스님 제공


지용 스님은 올해로 군문에 들어선 지 20년을 맞았다. 지용 스님 제공

지용 스님은 올해로 군문에 들어선 지 20년을 맞았다. 지용 스님 제공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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