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낙태권' 뒤집어질까... 공은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낙태권' 뒤집어질까... 공은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에

입력
2021.05.18 08:26
0 0

"임신 15주 이상 낙태 금지" 미시시피주 법률
연방대법원, 낙태시술소 측 위헌소송 심리 예정
보수 6 대 진보 3 상황... 진보 세력 우려

미국 연방대법원 구성. 그래픽=신동준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 구성. 그래픽=신동준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둘러싼 사건을 심의한다. 연방대법원이 보수 6 대 진보 3으로 분명한 보수 우위로 재편된 후 처음 심리하는 낙태 관련 사건이다. 낙태권을 인정하는 기존 판결이 연방대법의 정치적 지형 상 뒤집어질 수 있다고 진보 세력은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17일(현지시간) 임신 15주 이후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법률이 타당한지 심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미시시피주에 하나밖에 없는 낙태 시술소 측이 해당 법률이 위헌이라며 제기한 소송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 것이다. 1심과 2심에서는 미시시피주의 낙태 제한 법률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미국에서는 낙태권 찬성과 반대가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바로미터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1973년 연방대법원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단계 이전에는 낙태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임신 23∼24주 정도의 시점으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이었다. 당시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와 검사의 이름을 따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라고 불릴 정도다. 낙태에 반대하는 공화당 주도 지역에서는 이후 낙태권을 제한하는 법률을 잇따라 제정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계기를 마련해 왔고 미시시피주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연방대법원에서는 그동안의 낙태권 옹호 판결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등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현재 연방대법원은 보수 6 대 진보 3의 보수 우위 체제라는 점이 이유다. 특히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전 대법관의 별세 후 공석을 채운 배럿 대법관은 자녀 중 한 명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임신중절을 선택하지 않고 출산하기도 했다. 낙태에 반대하는 성향을 드러낸 셈이다.

여성의 낙태권을 지지하는 진보진영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낸시 노섭 재생산권리센터 회장은 성명을 내고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번복되면 결과는 처참할 것”이라며 “20개가 넘는 주가 낙태를 전면 금지할 것이며 미시시피를 포함한 11개주는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시 즉시 낙태 금지를 촉발하는 규정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론기일은 10월 시작되는 회기에 잡힐 예정이며 판결은 내년 봄이나 여름이 돼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6월 루이지애나주의 낙태권 제한 조치가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판결 당시에는 긴즈버그 대법관이 생존해 있어 보수 5 대 진보 4의 진용이 꾸려져 있었으나 보수 성향으로 지목되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 쪽의 손을 들어주면서 반대 판결이 내려졌다.

김진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