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디즈니와 스트리밍 3파전 예고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미디어 사업 부문인 워너미디어와 케이블채널 디스커버리가 합병 결정을 공식화 하면서다. 넷플릭스·디즈니에 대적할 미디어 공룡이 탄생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계약으로 워너미디어는 AT&T에서 분리돼 디스커버리와 합병, 독립 미디어 회사로 재탄생한다. 워너미디어 소속인 대형 영화사 워너브러더스, 케이블 뉴스채널 CNN과 영화채널 HBO, 스포츠채널 TNT, 오락채널 TBS 등이 디스커버리 다큐멘터리 채널과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OWN) 등과 한솥밥을 먹게 되는 것이다. AT&T 주주는 합병 회사의 주식 71%를 받게 되고, 나머지 29%를 디스커버리 주주가 챙기는 방식이다. 그 규모는 미국 미디어 회사 중 디즈니 다음으로 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두 회사의 합계 매출액은 410억 달러(약 46조4,300억 원), 영업이익은 100억 달러(11조3,2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합병은 스트리밍 시장에 도전은 했지만 선두 주자로 올라서지 못한 양사가 손을 잡은 결과다. AT&T는 수십억 달러를 들여 지난해 5월 HBO 맥스를 출범시켰고, 디스커버리도 최근 디스커버리플러스를 출시했으나 양사의 가입자 수는 총 3,500만 명 수준이다. 미국 내 가입자만 7,300만 명, 전 세계 가입자 2억 명에 달하는 넷플릭스보다 한참 떨어진 성적이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협약은 보완적인 콘텐츠 강점을 가진 양사가 합쳐져 대표적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합병으로 연간 30억 달러(3조4,140억 원)의 비용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시장도 새 스트리밍 서비스 등장에 들썩였다. 공식 발표 전날부터 합병 소식이 들리자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AT&T의 주가는 3% 이상 올랐고 디스커버리 주가도 16% 뛰었다. 최종 합병 결정은 규제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내년 중순에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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