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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우리가 검사라는 이름 감당할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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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우리가 검사라는 이름 감당할 자격 있나"

입력
2021.05.17 20:28
수정
2021.05.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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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하루 앞두고 검찰 내부비판
국립현충원 안병하 치안감 묘소 방문 사실 알려
"공무원 조직 아닌 국민에 충성해야"?
이성윤 기소, 강원랜드 채용 비리 외압 떠올라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3월 29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과천=뉴시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3월 29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과천=뉴시스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이 안병하 치안감을 언급하며 검찰을 작심 비판했다.

임 연구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웃 경찰에는 위법한 명령을 명백히 거부한 사례가 없지 않고 심지어 파면되고, 고문까지 당하는데 검사들은 항명은 커녕 사표던진 사례도 잘 들어보지 못했다"며 "검사라는 이름을 감당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다고 할 수 있나 한심하고 개탄스럽게 그지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몇 주 전 동작동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왔다"며 "전남경찰국장으로 신군부의 지시를 거부하셨다가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쫓겨나신 고 안병하 치안감이 계신다"고 했다.

고 안 치안감은 1980년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발포명령을 거부하다 계엄사에 끌려가 강제로 해직당한 후 고문 후유증으로 병을 앓다 숨졌다.

그는 그러면서 "공무원은 상사나 조직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함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신 공직자의 사표라, 그 앞에서 한동안 묵념을 하고 왔다"고 전했다.

임 연구관은 이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금지 사건으로 이성윤 서울 중앙지검장이 기소된 것과 관련, 김우현 반부패부장 등 고위 간부들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이 검사장 기소를 보고 그 때를 떠올린 검사들이 한둘이 아니다"며 "당시 울분에 찬 2018년 5월 15일 수사단 입장문 보도를 보고 검찰 내부망에 글도 올리고 문무일 총장에게 사퇴 권고 메일을 띄웠다"고 했다.

"이성윤 기소, 강원랜드 비리 수사 외압 사건 떠올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한명숙 모해위증' 사건 합동감찰 첫 실무자급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3월 29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한명숙 모해위증' 사건 합동감찰 첫 실무자급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3월 29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임 연구관은 "2018년 5월 문무일 총장의 대검은 김우현 반부패부장 등의 기소를 막기 위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던 종래 입장을 뒤집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에 수사지휘권을 갑자기 행사하기 시작했다"며 "가칭 '전문자문단'을 급조해 그 자문단의 전문적인 자문결과 대검의 의도대로 검찰 고위간부들은 기소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시 문 총장에게 보낸 메일도 공개했다. 메일에 그는 "검찰의 이런 추문이 하루이틀된 일이 아닙니다만, 아직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일이다"며 "총장님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명예훼손 사건 처리를 지연시킨 것을 알고 있다"고 썼다. 이어 "참 정치적이구나, 검사답지 못하다 생각했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검찰의 여전함에 마음이 아렸다"고도 했다.

그는 당시 메일에 대해 "사퇴하리라고 기대하고 쓴 메일은 아니었다"면서 "대검 대변인 실과의 조율없는 수사단의 보도자료에 검찰 총장이 격노했다고 하니 기자회견건으로 문제된 안미현 검사와 수사단의 안위가 걱정돼 검찰총장에게 띄운 항의메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병하 치안감님 앞에, 또한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영령들 앞에 한참 묵념하며 나라면 그때 어떤 선택을 하였을지를 곱씹으며 돌아왔다"며 "고귀한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낸 이땅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후예로 그 삶들을 흉내내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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