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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한국에 살고파" 로맨스 스캠으로 16억 원 뜯은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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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한국에 살고파" 로맨스 스캠으로 16억 원 뜯은 외국인들

입력
2021.05.17 17:10
수정
2021.05.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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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변호사 등 사칭하며 접근

경기북부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해외에 사는 의사, 변호사 등을 사칭해 친분을 쌓은 뒤 갖가지 명목으로 십수억원을 뜯어낸 사기 조직 4명이 구속됐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외국 국적의 30대 남성 A씨 등 4명을 구속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올해 4월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미군, 해외 거주 변호사 및 의사를 사칭해 호감을 산 뒤 연인 행세로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피해자 26명으로부터 16억5,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군복을 입은 미군이나 잘생긴 외모의 외국인 남녀 사진을 프로필로 올린 SNS 계정으로 피해자에게 친구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피해자가 친구 신청을 받으면 자신을 유엔에 파견된 미군, 의사, 변호사, 금융인 등으로 소개하며 환심을 샀다. 대화는 주로 인터넷 번역기로 돌려 한국말로 했다.

범죄단체 조직도.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범죄단체 조직도.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이들은 이런 식으로 몇 달간 공을 들여 상대 이성과 연인 관계로 발전되면 본격적으로 범행을 시작했다. 주로 “너와 한국에서 남은 일생을 보내고 싶은데, 퇴직금을 수령하면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말로 마음을 얻은 뒤, 퇴직금 수령을 위한 보증금 등을 요구했다. 군인을 사칭한 경우는 “해외 파견 작전 중 발견한 금괴 운송료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다.

금융거래소 직원을 사칭한 피의자는 “160억 퇴직금을 배우자만 수령할 수 있으니 당신이 배우자 행세를 해달라”고 속인 뒤 변호사 선임과 서류작업비 명목으로 2억 8,000만원을 가로챘다. 피해자들은 거액의 돈을 앞세워 연인인척 행세하는 이들의 계획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들이 속한 조직원은 대부분 아프리카 지역에 국적을 둔 외국인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범행에 앞서 국내에서 자금 관리와 인출을 맡을 외국인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이후 실행 조직과 국내 자금관리 조직으로 나눠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해외 실행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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