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이닝 1자책하며 팀 3-5 패해
김하성과 맞대결에선 1탈삼진-1볼넷
김하성, 2볼넷·1타점·1도루 기록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3)이 샌디에이고 김하성(26)에게 우위를 보였지만,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4회에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빅리그 진출 이후 첫 패배를 당했다.
김광현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등판, 3.1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잡았지만, 볼넷3개 안타2개 4실점(1자책점)을 내줬고 팀은 3-5 패배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1회, 2회 삼자 범퇴에 이어 3회에도 삼진 3개를 잡으며 2승을 향한 순조로운 출항을 했다. 하지만 4회가 통한의 이닝이 됐다. 3루수 놀란 아레나도 포구 실책으로 시작된 수비수들의 실책성 플레이가 잇따르면서 흔들려, 1안타, 볼넷 3개를 주며 2실점했다. 동점인 2-2 상황에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수가 71개에 불과했지만, 참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렸다.
불펜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김광현이 남긴 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해 역전이 됐고 결국 세인트루이스가 3-5로 지면서 김광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무패행진이 14번째 경기에서 끊긴 것이다.
김광현의 평균 자책점은 실책으로 인해 오히려 종전(2.74)보다 소폭 하락한 2.73으로 기록됐다.
김광현은 좋은 출발을 보였다. 1회초에 타자들이 뽑아준 2점을 안고 마운드에 올라, 투구수 13개를 기록하며 3자 범퇴를 만들었다. 직구 구속은 148㎞가 찍혔고,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도 선보였다. 야디에르 몰리나가 내민 미트에 꽂으며 제구력도 괜찮은 편이었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기합을 지르며 진지한 투구를 보였다. 2회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 3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는 샌디에이고 김하성(26)이 7번ㆍ유격수로 선발 출전하며 한국인 빅리거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빅리그에서 한국인 투타 맞대결은 류현진과 강정호 이후 처음이며 KBO 출신으론 2016년 오승환, 강정호 이후 5년 만이다. 김광현과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모두 31차례 대결을 펼쳐, 김하성이 30타수 10안타(타율 0.333) 1볼넷으로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빅리그에선 달랐다. 2년 차 선배인 김광현은 3회말 선두 타자로 만난 김하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은 첫 구를 직구로 보여준 후 2번째 체인지업을 던져 파울을 유도했고, 다시 143㎞ 직구로 파울을 만들며 유리한 볼 카운트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볼로 던진 뒤 이날 가장 빠른 148㎞ 직구를 던졌고, 김하성은 이 볼을 커트했다. 그러자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던졌고 다시 김하성은 파울을 쳤다. 김광현은 KBO에서 사용하지 않던 130㎞ 체인지업을 꺼내 들어, 결국 김하성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김광현은 이어 8번 패트릭 키블리한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투수 라이언 웨더스에게 첫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다음 타자 트렌트 그리샴을 커브로 삼진처리하며 3회에만 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3회에는 높낮이를 이용한 제구와 113~148㎞까지 속도 변화를 준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김광현은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 4회를 넘지 못했다. 첫 타자 매니 마차도를 첫 구만에 3루 땅볼로 요리했지만, 2020 골든 글러브 수상자 놀란 아레나도가 송구 실책을 하며 1루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3번 제이크 크로넨워스마저 약한 2루 땅볼을 쳐 병살처리가 기대됐지만, 2루수 맥스 모로프가 포구하다 마차도와 충돌해 주자만 아웃 처리했다.
김광현은 4번타자 토미 팜에게 첫 볼넷을 내준 후 오스틴 놀라를 중견수 뜬볼로 만들었지만, 세인트루이스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가 슬라이딩하며 포구에 실패해 만루위기에 몰렸다. 김광현은 흔들리며 6번 타자 투쿠피타 마카노에게 또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첫 실점을 허용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만난 타자는 김하성이었다. 김광현은 첫 구를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후 슬라이더를 몸쪽 낮게 던졌지만 볼이 됐다. 이어 143㎞ 직구를 몸쪽 낮게 던졌지만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부르지 않았고, 김광현은 하는 수 없이 바깥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카운트를 잡았다. 2-2에서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볼이 됐고, 결정구로 선택한 직구마저 볼 판정을 받으면서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김광현이 4회에만 볼넷 3개를 내주자, 쉴트 감독은 불펜진을 투입했다. 김광현에 이어 등판한 제네시스 카브레라가 희생플라이와 안타를 내줘 추가 2실점 했다. 처음에는 4회 내준 4실점 모두 김광현의 자책점으로 기록됐지만, 이후 정정되면서 자책점은 1점으로 줄었다. 수비 실책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는 점이 감안된 것이다.
김하성은 2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을 기록해 시즌 타율은 0.195에서 0.190으로 내려갔다. 그는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몰리나를 상대로 2루 도루에 성공하기도 했다. 빅리그 진출 3호 도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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