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도 트렌드가 있다. 최근 방송가가 주목하는 소재는 '음식'이다. '맛잘알(맛을 잘 아는)' 스타들은 각종 음식을 맛보고 평하며 시청자들에게 미식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있다.
지난달 첫 방송된 SBS FiL, NQQ '빵카로드'는 유쾌한 빵 투어를 담아낸다.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소개글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돼야만 하는 지금 직접 가보지는 못하더라도, 고소한 빵 내음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쓰여 있다. MC는 빵 마니아 신현준이 맡았다.
MBC '볼빨간 신선놀음'은 지난 1월 첫 방송됐다. 서장훈 김종국 성시경 하하는 전국의 요리 고수들을 만나고, 그들의 음식을 맛본다. 팽현숙 최강창민 등 요리 솜씨로 유명한 스타들도 출연진에게 자신이 만든 음식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SBS FiL '외식하는 날 at Home'은 외식도 마음껏 할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 속, 뭘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의 가이드가 돼 주는 프로그램이다. 소문난 미식가인 김준현과 홍윤화가 MC를 맡아 활약 중이다.
술과 안주를 추천해 주는 채널S '신과 함께', 요리 대결이 펼쳐지는 MBN '전국방방쿡쿡'은 지난달 첫 방송됐다. 맛있는 안주를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인 '마시는 녀석들'도 안방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방영되기 시작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 SBS '맛남의 광장' '백종원의 골목식당',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꾸준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음식 예능은 해외로의 이동, 낯선 이와의 만남이 어려워진 이때 여행 예능과 연애 예능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TV를 틀면 요리를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스타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의 기쁨, 그리고 집콕 요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음식 예능이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다.
물론 트렌드를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제작진과 출연진에겐 프로그램의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능의 천편일률적인 포맷을 지적하는 글을 남겼고, 다른 이들은 "지겹고 감흥도 없다" "뭐 하나 된다 싶으면 비슷한 것들이 생겨난다" 등의 댓글로 공감했다.
부부 관찰과 트로트 오디션의 포맷이 유행하던 시기, 특별한 점 하나 없던 예능들은 각광받지 못했다. 반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릴만한 무언가를 보유한 프로그램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커플의 일상부터 부부의 고민까지 폭넓게 그려낸 '동상이몽', 트로트 열풍에 크게 기여한 트롯맨들의 성장을 담은 '뽕숭아학당'이 그 예다.
차별화 포인트의 존재 여부는 프로그램의 생명력과 관련해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다. 오늘날 트렌드의 중심에 선 음식 예능에게 필요한 것 역시 '특별함'이다. 방송 중인, 또는 앞으로 방송될 음식 예능들이 트렌드가 바뀐 후에도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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