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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녹색 돌풍' 배어복 "총리 맡으면 육아는 남편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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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녹색 돌풍' 배어복 "총리 맡으면 육아는 남편 몫"

입력
2021.05.16 23:57
수정
2021.05.1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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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인터뷰서 "총리는 밤낮으로 헌신
선거 막판 8월부터 남편이 휴가 낼 것
단거리 비행 없애는 방안 장기적 추진"

녹색당이 총리 후보로 지명한 안나레나 배어복 공동대표가 지난달 19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녹색당이 총리 후보로 지명한 안나레나 배어복 공동대표가 지난달 19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총리가 되면 육아는 남편 몫이 될 것이다.”

9월 연방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며 ‘녹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독일 녹색당의 안나레나 배어복(40) 총리 후보가 지금껏 정치에 전념할 수 있었던 건 남편의 외조 덕이다. 최근 몇 년간 그가 새벽에 나갔다 밤늦게 들어와도 문제없도록 남편 다니엘 홀레플라이쉬가 일하는 시간을 줄여 육아와 가사를 책임졌다.

이제 배어복 후보는 지금보다 더 바빠질 총리직에 도전한다. 공직에 헌신하는 동안 5세와 9세인 딸 둘을 혼자 도맡아 키우는 방안을 남편이 수용했다. 배어복 후보는 15일(현지시간) 독일 일요신문 빌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총리 후보로 나설 때 남편에게는 거부권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 가족의 생활이 완전히 바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다.

자신이 총리가 되면 남편이 지금 직업인 우체국 로비스트 활동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게 배어복 후보의 판단이다. 더이상 업무 시간을 줄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배어복 후보는 “총리로서의 책임을 맡는다는 건 밤낮으로 헌신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남편이 육아 기간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이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선거를 잘 치르는 일부터 남편의 육아 전담 없이는 쉽지 않다. 그는 “선거전 막판인 8월부터는 남편이 휴가를 내고 집에 머물 텐데,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아빠로서 곁에 있기 위해서이기도 한 만큼 겸사겸사”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배어복 후보는 염두에 둔 정책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비행기 여행의 가격을 올릴 텐데, 장기적으로는 단거리 비행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할 거라고 밝혔다. 또 연소득이 25만유로(3억4,200만원)가 넘는 고소득층의 최고세율을 48%까지 올려 저소득층의 세부담을 경감하겠다고도 했다.

녹색당은 계속 질주 중이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칸타르가 공개한 독일 시민 1,428명 대상 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주말에 총선이 치러질 경우 어떤 정당에 표를 던질 거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5%가 녹색당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집권 기독민주당(CDU)ㆍ기독사회당(CSU) 연합 24%, 사회민주당(SPD) 15%, 자유민주당(FDP)과 ‘독일을 위한 대안’(AfD) 11%, 좌파당 8% 순이다. 지난달 19일 창당 후 첫 총리 후보로 배어복 후보를 지명한 뒤 기민ㆍ기사 연합 지지율을 처음 추월한 녹색당은 이후 줄곧 선두권이다. 독일의 총리는 연방하원이 비밀투표로 선출한다.

1980년생으로 만 40세인 배어복 후보는 다른 후보들보다 20년 넘게 젊은 유일 여성 후보로 독일 통일 이후 자라난 세대를 대변한다. ‘새로운 독일’을 표방하고 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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