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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외신 건물 공습, 언론 자유 짓밟은 폭거다

입력
2021.05.17 04:30
수정
2021.05.17 14:5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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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다수 입주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잘라타워'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연기를 내뿜으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잘라타워는 12층 규모로, 이스라엘 측은 공습 1시간 전에 입주사들에 대피할 것을 사전 경고했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다수 입주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잘라타워'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연기를 내뿜으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잘라타워는 12층 규모로, 이스라엘 측은 공습 1시간 전에 입주사들에 대피할 것을 사전 경고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5일 가자지구 소식을 전해온 AP통신, 알자지라방송 등 외국 언론사들이 입주한 잘라타워를 공습해 붕괴시켰다. 이스라엘은 공습 통보 1시간 뒤 전투기를 동원, 미사일 3발을 쏴 건물을 폭격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 현장의 취재진 부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폭격은 언론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스라엘은 무장정파 하마스의 자산이 이곳에 배치돼 언론을 방패로 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리라면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거의 모든 곳이 공습 대상이 된다. 오히려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무자비한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공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현지 외신기자협회도 “언론자유를 방해하고, 고통받는 가자지구에 대한 보도를 막으려 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실제 발전기를 휴대해야 할 정도로 취재 여건이 열악한 현지 사정상 이번 공습은 가자지구 취재 보도를 크게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국제언론인협회(IPI)도 인권과 국제 규범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공습의 구체적 이유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독재 국가나 저지를 법한 폭거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만큼 이스라엘은 납득할 공격 이유와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7년 만의 이-팔 충돌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에서 어린이 40명 등 최소 145명이 숨지고 약 1,000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10명과 군인 2명이 희생됐다. 사태는 요르단강 서안과 이스라엘 도시들로 확산되면서 아랍인과 유대인 간 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선 반유대주의 사건과 시위가 잇따라 잠잠해진 무슬림 테러 우려도 나온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상대방을 사태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지금은 누구를 탓하기보다 상호 공존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미국, 유엔 등도 방관자처럼 비평만 할 게 아니라 중동의 안정을 위한 중재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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