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가 빗물을 모아 ‘빗물 저금통’을 만들고, 버려지는 지하수를 재활용 해 도심 기온을 낮추는 사업을 추진한다.
16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건축물·지하시설물 등에서 발생하는 지하수와 빗물 등을 활용한 물 순환시설을 조성해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할 계획이다. 열섬현상은 도심의 기온이 교외보다 3∼5도 더 높은 현상이다. 태양열을 흡수하는 아스팔트 도로와 건물 냉난방 기기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열 등이 원인이다.
시는 이달 중 덕양구 능곡동에 버려지는 빗물을 저장하는 ‘빗물 저금통’을 설치할 예정이다.
인하대와 협력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빗물 저금통’은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8m의 잔디화단을 만들어 빗물의 유출을 줄이고 화단에 물을 자동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가 나타나면 고양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다음 달까지 일산동구 백석동 1,532번지 일대에 7억원을 들여 길이 270m의 실개천을 조성한다. 실개천 주변에 공작 단풍나무와 수생식물 등을 심고 돌다리·빗물정원·벤치 등을 설치, 시민 힐링 공간으로 만든다.
실개천에 흐르는 물은 백석동 근처 오피스텔에서 발생하는 하루 180톤의 지하수를 활용한다.
실개천이 조성되면 빌딩 숲 사이에 바람 길이 생기고 지면의 온도를 낮춰 도시열섬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내년까지 일산동구 백석동 일대에 도로 노면에 지하수를 분사해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쿨링&클린 로드 시스템’과 ‘빗물 저금통’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지하수는 모두 지하철 3호선 백석역의 하루 유출 지하수 219톤을 활용한다.
시는 앞서 지난해 4월부터 덕양구 화정로 구간에 ‘쿨링&클린 로드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이 물 역시 지하철 3호선 화정역에서 배출되는 하루 356톤의 지하수를 활용하고 있다.
봄·가을철 하루 1회, 여름철 하루 3회, 폭염특보 발령 시 하루 최대 4회 가동해 도로 표면 온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해 12월 화정문화광장에 화정역 유출 지하수를 활용하는 면적 7㎡의 고양이 옹달샘을 설치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협력해 만든 도심 속 자투리 습지로, 시는 자투리 습지를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준 시장은 “버려지는 지하수를 이용한 저에너지·저비용의 물 순환시설을 점차 확대해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건전한 물 순환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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