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기술센터 김옥신 팀장과 조혜인·김시우?연구사
올해부터 울릉 수산물도 검사 "회 뜨는 솜씨도 일품"
"후쿠시마 오염수 2년 뒤 방류라지만 미리 대비해야"
14일 오전 1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에 위치한 '경상북도 어업기술센터' 1층 전처리 작업실. 수산물 안전성 검사 8년 경력의 베테랑 조혜인(33) 해양수산연구사가 포항수협 위판장에서 사 온 붉은대게를 가지런히 놓고 조심스럽게 속살을 발라내고 있었다.
검사에 필요한 양은 800g~1㎏. 붉은대게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게살은 50g 정도라 20마리를 발라야 한다. 조 연구사의 이마엔 곧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꼬박 3시간을 들여 골라낸 게살은 투명색 비커에 담겨 방사능 검사실로 향했다. 조 연구사는 "검사에 필요한 부위만 골라내야 하는 전처리 과정이 검사 작업에서 가장 힘들다"며 "날마다 생선살을 발라내다 보니 검사팀 직원 모두 여느 횟집보다 회를 잘 뜬다"며 웃었다.
지난달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센터 수산물안전팀 김옥신(51) 팀장과 김시우(36) 연구사, 조 연구사의 책임이 막중해졌다. 경북 어업기술센터는 일본과 가장 가까운 독도와 울릉도 수역 생물의 방사능 검사를 맡고 있다. 또 동해안의 육지 양식어장 및 해상어장에서 기르는 수산물도 출하 전 분석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로 수산물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지면서, 수산물안전팀 3명에게는 지구를 지키는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인 영화 제목에 빗댄 ‘어(漁)벤져스’라는 별명이 생겼다.
센터가 방사능 검사를 시작한 것은 요오드와 세슘을 측정할 수 있는 감마핵종분석기 1대를 구입한 2013년 말이다.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장비 도입 계기가 됐다. 우리 해역이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계속 커지면서, 올해 초 기존 4개 시군(포항 경주 영덕 울진)이던 검사 대상 지역에 울릉군을 새로 포함했다.
센터는 도내 6개 수협 위판장에서 매달 한 차례 이상 수산물을 구입해 방사능 검출 여부를 분석한다. 김 연구사는 "울릉지소에 있는 직원들이 매달 새벽 저동 위판장에 나가 수산물을 구입해 곧장 배로 실어보낸다"며 "한 상자 정도 담아 보내야 하는 귀찮은 일인데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검사하는 해산물은 동해안 대표 어종인 가자미이고, 다음은 대게 오징어 곰치다. 방사능 물질 허용기준치는 1㎏당 100베크렐(Bq)이지만, 1베크렐만 나와도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고한 뒤 추가 정밀검사에 들어간다. 2014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1,320차례 방사능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센터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지역수협 위판장 한 곳당 월 1회인 검사 횟수를 주 1회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또 현재 3명인 해양수산연구사를 2배 충원하고 요오드와 세슘을 분석하는 감마핵종분석기를 1대 추가 도입한다.
김 팀장은 "일본 정부가 2년 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하지만 지금부터 미리 인력과 장비를 갖춰야 대응할 수 있다"며 "동해안 지역 어민들이 힘들게 잡은 수산물을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방사능 검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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