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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넘은 여성이 소변 잦고, 묵직한 복통, 아랫배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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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넘은 여성이 소변 잦고, 묵직한 복통, 아랫배 나오면…

입력
2021.05.14 23:50
수정
2021.05.1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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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에 생긴 종양인 자궁근종이 최근 10년 새 55세 이상 환자가 2.5배가량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궁에 생긴 종양인 자궁근종이 최근 10년 새 55세 이상 환자가 2.5배가량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모(56ㆍ여) 씨는 한동안 배가 묵직하게 아프고, 소변을 자주 보며, 아랫배가 점점 나왔다. 이 씨는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이나 살이 쪄서, 갱년기라서 그런 것으로 여기고 참고 지냈다.

그런데 건강검진에서 ‘자궁에 9㎝ 크기의 근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씨는 복강경으로 자궁근종만 떼어내는 수술을 받고 완치했다. 이처럼 최근 50세 이상 여성이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환자가 늘고 있다.

자궁근종은 여성 방광과 직장 사이의 하복부에 위치하는 생식기관인 자궁에 종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자궁은 내부가 비어 있는 두꺼운 근육층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안쪽 내막, 중간 근육층, 가장 바깥쪽 장막이 싸고 있는데 이 근육층에 종양이 생기는 것이다.

자궁근종은 한 번 발생하면 사라지지 않고 여성 호르몬에 의해 조금씩 크기가 커지다가 나중에 폐경이 되면 크기가 줄어든다. 따라서 폐경기 이전까지 근종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불편한 증상을 보이는지에 따라 치료법을 정하게 된다.

미즈메디병원이 자궁근종으로 진료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만 55세 이상 환자가 10년 전과 비교해 2.5배 증가했다. 최근 10년 간(2011~2020년) 자궁근종으로 내원한 4만4,827명의 연령대별 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자궁근종은 30대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4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45~49세 환자가 가장 많았다.

2011년 대비 2020년의 연령별 환자 증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간 55세 이상 환자는 2.5배 늘었다. 60~64세는 3.4배, 65~69세는 4.4배, 70~74세는 4.1배 증가했다.

여성은 보통 폐경기가 가까워지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자궁근종이 생기지 않거나 몸에 있던 자궁근종도 금방 사라질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폐경기가 가까워져도 여성호르몬 수치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자궁근종은 생각만큼 빨리 작아지지 않는다. 또 폐경기에 대비해 복용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보조제 등이 자궁근종을 키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갱년기에 배가 묵직하게 아프거나 자주 소변을 보는 등의 증상이 자궁근종 때문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성하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진료과장은 “만 55세 이후 자궁근종 환자가 많아진 것은 본격적인 중년의 시기에 들어가면서 건강에 관심이 높아져 건강검진이 많아지고 자궁근종 진단도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과장은 “호르몬이나 호르몬 보조제 복용으로 폐경기 이후 자궁근종이 커지고, 질 출혈 같은 증상이 생겨 병원에 찾는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에 환자 수도 늘어났다”고 했다.

그는 “최근 자궁근종으로 진단된 환자들이 자궁을 보존하고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전과는 달리 출산을 마쳤거나 출산 계획이 없는 여성도 자궁보존 욕구가 커져 자궁적출술보다 근종제거술을 택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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