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이 불규칙한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 환자에서 리듬 조절(rhythm control) 치료를 1년 이내 빨리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보영·김대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양필성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1년 7월~2015년 12월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 중 뇌졸중 위험도가 2점 이상이며,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2만2,635명을 대상으로 진단 1년 내(조기)/1년 후(지연) 리듬 조절 치료와 맥박수 조절(rate control) 치료 효과를 평가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 공식 저널인 영국의학저널(BMJ) 최신호에 게재됐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혈액 흐름이 불규칙해 혈전이 생기고, 뇌졸중의 위험 요인이 된다.
실제로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 높고, 전체 뇌졸중의 20%가 심방세동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령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정맥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심방세동은 약물 치료와 전극도자절제술,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 치료를 기본으로, 리듬 조절 치료와 맥박수 조절 치료가 있다.
리듬 조절 치료는 심장을 정상 리듬으로 조절하는 치료다. 맥박수 조절 치료는 심방세동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리기보다 맥박수를 조절해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인한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다.
그동안 리듬 조절 치료와 맥박수 조절 치료는 심방세동으로 인한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 효과에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심방세동 진단을 받고 1년이 지나기 전에는 리듬 조절 치료가 맥박수 조절 치료보다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진단 후 1년 이내의 리듬 조절 치료에 대해서는 유용성과 유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각각의 치료에 따른 심혈관계 관련 사망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 심부전에 따른 입원, 심근경색 등 일차 복합 결과와 사망, 두개강내 출혈, 소화기계 출혈 등 복합 안전 사건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조기 리듬 조절 치료군에서 일차 복합 결과는 100명당 7.42명이 발생했다. 조기 맥박수 조절 치료에서는 9.25명이 발생해 리듬 조절 치료군이 맥박수 조절 치료군보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의 위험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 리듬 조절 치료는 지연 맥박수 조절 치료와 비교했을 때 일차 복합 결과에서 차이가 없었다.
리듬 조절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맥박수 조절 치료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발병 후 9개월 이전에 치료를 시작했을 때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듬 조절 치료와 맥박수 조절 치료의 이득ㆍ위해 비율을 계산했을 때 조기 리듬 조절 치료의 경우 이득이 2배 정도 높았다. 지연 리듬 조절 치료는 큰 이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영 교수는 “리듬 조절 치료는 1년 이내, 특히 9개월 이내 시작하는 것이 맥박수 조절 치료보다 효과적”이라며 “심방세동 진단 후 치료 시작 시간을 최대한 앞당겨 리듬 조절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고, 심방세동 진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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