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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고졸 에이스’ 계보 잇는 원태인의 소박한 꿈 “10승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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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고졸 에이스’ 계보 잇는 원태인의 소박한 꿈 “10승 하고 싶어요”

입력
2021.05.14 15:4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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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 삼성 제공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 삼성 제공

데뷔 3년 차 원태인(21ㆍ삼성)이 올 시즌 리그 최고 활약을 펼치며 ‘삼성 고졸 에이스’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원태인은 13일 수원 KT전에서 7이닝 무실점(5피안타 4볼넷)으로 팀의 4-0 영봉승을 이끌며 시즌 6승째(1패)를 따냈다. 팀 타율(0.290) 리그 최상위 팀 KT를 상대로 한 무실점 투구여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리그 타율 1위이자 유일한 ‘4할 타자’였던 강백호(22ㆍKT)와 네 차례 승부에서 완승을 거두며 ‘3할 타자’로 끌어내렸다. 1-0으로 앞선 7회말 2사 1ㆍ2루 위기에서는 강백호를 뜬공으로 잡아내며 포효했고, 강백호는 분을 참지 못하며 헬맷과 방망이를 내던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원태인은 14일 한국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경기 후 (강)백호 형한테 연락이 왔다. ‘공이 좋다. 실투가 없었다’고 칭찬해 주더라”라며 “마운드에서 내가 너무 좋아해서 백호형이 싫은 소리 할 줄 알았는데 ‘역시 좋은 선수는 다르구나’ 싶었다”라며 웃었다.

올 시즌 7경기에 출전, 다승 부문에선 이미 팀 동료 데이비드 뷰캐넌(4승) 등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렸고 평균자책점도 단독 1위(1.00)로 ‘극강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유일한 1패는 첫 선발 경기였던 두산전인데 이마저도 5이닝 1실점(7피안타 1볼넷)으로 잘 던진 경기였다. 이후 6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행진 중이다.


삼성 원태인이 13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원태인이 13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올 시즌 투구 내용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원태인은 “직구 구속이 증가했고 슬라이더의 쓰임새도 다양해졌다”라고 꼽았다. 실제로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이 144.9㎞로 데뷔 시즌인 2019년(139.9㎞)이나 2020년(142.6㎞)보다 훨씬 빨라졌다. 그는 “겨울에 웨이트 훈련에 집중했는데 공에 힘이 많이 붙었다”라고 비결을 꼽았다. 슬라이더에 대해서는 “작년에도 던졌지만 올해는 카운트를 확실하게 잡을 수도 있고 결정구로까지 쓸 수 있게 됐다”면서 “스프링캠프에서 슬라이더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조금씩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김상엽-배영수를 잇는 고졸 토종 에이스의 출현에 팬들도 열광 중이다. 김상엽 NC코치(1989년 입단)는 삼성 시절 1990년(12승ㆍ2.81)을 시작으로 1995년(17승ㆍ2.30)과 1997년(12승ㆍ3.35)까지 맹활약했다. 이후 배영수(2000년 입단) 두산코치가 2001년(13승ㆍ3.77) 두각을 나타내더니 2004년(17승ㆍ2.61) 정점을 찍었고 2012~13년까지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삼성 팬들에겐 8년 만에 맞는 고졸 에이스다. 원태인은 “이제 7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전설적인 선배들과 비교하는건 과찬”이라며 “좋은 선배들의 뒤를 따르려 더 노력하겠다”라며 웃었다.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 삼성 제공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 삼성 제공

다만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부상 암초’는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NC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했던 구창모(24)의 경우 7월까지 13경기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로 리그 최고 활약을 펼쳤지만 왼손 전완부 피로골절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에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팔꿈치 뼈 상태가 좋지 않아 한 번도 등판하지 못한 상태다. 원태인은 “부상 방지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며 “동료 뷰캐넌의 루틴을 많이 따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팀의 우승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10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페이스를 감안하면 소박한 꿈이다. 평균자책점에 대해서는 “지금은 1.0이지만 언젠가는 올라갈 것”이라며 “너무 집착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길게 낮게 유지하려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3일 7이닝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데 수원 원정 경기인데도 많은 팬들이 오셔서 박수를 보내주셨다”면서 “입단 이후 처음 받아 본 박수였다.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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