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노이즈 없이 '文 인사 후퇴' 관철시킨 송영길...리더십 재발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노이즈 없이 '文 인사 후퇴' 관철시킨 송영길...리더십 재발견?

입력
2021.05.14 09:00
3면
0 0

13일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더불어민주당은 '새드 엔딩'을 피했다. 무엇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큰 고비를 넘겼다. 장관 후보자 3명 중 1명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조용히, 그러나 치밀하게 관철시킨 중심에 송 대표가 있었다.

송영길 첫 시험대 된 '임ㆍ박ㆍ노'

임혜숙(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왼쪽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인사 정국은 송 대표의 첫 리더십 시험대였다. 2일 선출된 이후 '당 중심의 새로운 당ㆍ청 관계'를 약속했다.

4일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민주당 여론은 '3명 중 1, 2명을 포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기자회견에서 3명 전원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 송 대표는 더없이 난처해졌다. 문 대통령 뜻을 따르자니 민심의 역풍을 맞을 테고, 지명 철회를 건의하자니 당ㆍ청이 충돌하는 것으로 비칠 터였다.

레임덕 빌미 될라... 송영길의 '전략적 침묵'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송 대표의 선택은 ‘전략적 침묵’이었다. 문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인사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송 대표 침묵엔 이유가 있었다. 그가 ‘최소 1명은 낙마가 불가피하다’고 공개 입장을 밝히는 순간, 대통령 인사권에 사실상 반기를 드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었다. 야당이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공세에 나설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송 대표가 ‘비문재인’으로 분류되기에 친문재인과 비문재인 진영 간 ‘내전’으로 비화할 공산이 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비문 색채를 의식해 송 대표가 몹시 조심스러워했다”고 말했다.

靑에 반기 든 초ㆍ재선… 판 깔아준 宋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재선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재선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송 대표는 이른바 ‘경청’ 행보로 당내 인사들이 청와대를 향해 민심을 전달할 판을 깔아줬다. 11일 송 대표가 주최한 재선 의원 간담회에선 인사 문제를 두고 “당 지도부가 결단하라” 같은 부정적 의견이 쏟아졌다. 12일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3명 중 최소 1명을 낙마시켜야 한다"고 지도부에 정식으로 요구했다. 13일 당내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도 송 대표는 “국민 요구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임채정 전 국회의장)는 조언을 들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ㆍ재선 의원들이 스피커를 자처하며 송 대표 부담을 덜어줬다”며 “송 대표는 사태가 길어질 것에 대비해 중진들과의 간담회도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다. 송 대표 측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창구를 비롯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청와대의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송 대표가 인사 청문 정국을 비교적 잘 수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송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았는데, 이를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문 대통령과 송 대표 모두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지 않은 선에서 사태가 부드럽게 잘 마무리됐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