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동지중해 가스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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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동지중해 가스갈등

입력
2021.05.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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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석
김강석단국대 GCC국가연구소 전임연구원

동지중해 연안에 있는 타마르 가스전. AF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의 대형 자원회사 데렉 드릴링은 동지중해 연안에 있는 타마르 가스전을 아랍에미리트(UAE)의 무바달라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데렉 드릴링은 11억 달러에 타마르 가스전의 보유권익 22%를 넘길 예정이다. 이스라엘 항구도시 하이파에서 서쪽으로 9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타마르 가스전은 레비아탄 가스전에 이어 이스라엘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13년 이후 이스라엘 천연가스 생산량의 주요 부문을 차지해온 타마르 가스전 개발에 아랍 국가가 참여했다는 것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간주된다.

이번 거래는 작년 9월 UAE와 이스라엘의 관계정상화에 합의한 '아브라함 협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협정체결 이후 양국은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과거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이집트, 요르단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속도가 빠르다. 특히 에너지 부문을 둘러싼 양국 간의 파트너십이 눈에 띈다.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원유 파이프라인 운송 부문에서도 협력 방안이 논의 중이다. 계획이 현실화되면 홍해에 면한 이스라엘 남부 항구도시 에일라트와 지중해에 면한 북부 항구도시 아슈켈론을 연결하는 길이 254㎞의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UAE의 원유를 유럽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UAE와 이스라엘의 에너지 부문 협력 강화는 양국 간 파트너십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관계 정상화가 단순한 전쟁의 부재 상태를 넘어서 진정한 우호협력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뢰 구축 과정이 필요하다. 에너지 부문 협력은 양국이 사이좋은 관계로 나아가는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 에너지 부문에서 쌓인 협력의 토대가 정치안보 부문으로 전이되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촉진제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까지 더해진다.


지난달 16일 사이프러스 파포스에서 사이프러스, 그리스,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만나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했다. AP 연합뉴스


그런데,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라도 있다. UAE가 동지중해의 에너지 패권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려 한다며 경계심을 갖기 때문이다. 터키가 대표적이다. 터키는 수차례 동지중해에 시추선을 보내며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 특히 그리스, 사이프러스, 이스라엘은 터키에 대한 견제를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다. 3월 21일 이스라엘 해군을 주축으로 한 노블 디나(Noble Dina) 해상 훈련에 그리스와 사이프러스의 해군이 함께 참여했다. 4월 16일에는 외교 수장들이 사이프러스의 해안도시 파포스에서 만나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했다. 이 회동에는 안와르 가르가시 UAE 전 외교담당 특임장관도 참석했다. 동지중해의 에너지 자원을 두고 그리스, 사이프러스, UAE, 이스라엘의 협력이 강화되는 모양새이다.

가르가시 전 장관은 파포스 회담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동지중해와 걸프 지역 간의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UAE가 동지중해 에너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동지중해 가스포럼(EMGF: Eastern Mediterranean Gas Forum)에 옵서버 회원국 지위를 획득한 것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는 관측이다. 그리스, 사이프러스, 이스라엘, 이집트 등이 주축이 된 동지중해 가스포럼 출범은 가중되는 에너지 경쟁 구도 속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가 간 협력의 모색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히 상상하기 힘들었던 UAE와 이스라엘의 에너지 협력 속에서 동지중해의 자원 경쟁 구도는 치열해지고 있다.

김강석 단국대 GCC국가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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