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1년 상반기 경제전망
올해 3.8%, 내년 3.0% 성장 전망
"백신 접종 빨라지면 더 높은 성장 가능"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4%대 성장률' 달성 여부는 백신 접종 속도,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3.8% 성장... 백신에 따라 좌우된다"
KDI는 13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가 올해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3.1%에서 0.7%포인트 올려잡은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3.6%)보다도 높다. 내년 성장률로는 3.0%가 전망됐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총수출이 전년 대비 8.6% 증가하며 전체 경제성장을 이끌고, 내년에는 민간소비가 4.0% 늘어 소비 회복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언급한 '4%대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에 대해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숫자가 3.8%라는 뜻이지, 4%가 안 된다는 건 아니다"라며 "정부 측 전망에는 정책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기 때문에 (KDI 전망과) 1대 1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4% 달성 여부는 결국 백신이 좌우할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정 실장은 "(KDI 전망은) 연말 정도에 충분히 많은 백신이 공급되는 상황을 전제했다"면서 "조금 더 빠르게 접종될 수 있다면 더 높은 숫자도 가능하지만, 백신 보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회복이 조금 지체될 것"이라고 했다. 또 정부가 하반기 내놓을 경기진작책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그 규모에 따라 KDI 전망치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 1.7% 상승... "올해 통화정책 조정 말라"
KDI는 또 올해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소비자물가가 1.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제시했던 0.7%에서 1.0%포인트 올려잡긴 했지만, 물가안정목표(2%)를 넘길 가능성은 낮다고 본 것이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22만 명 감소하고도 올해 19만 명 증가에 그치고, 내년에서야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33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상 관련 제언도 내놨다. KDI는 "상품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으로 "올해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는 높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정부 재정정책에 대해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최근의 재정 부담 확대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급증한 재정 적자를 축소하고 국가채무 증가세를 통제할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적 재정 대응이 필요하더라도 한시적인 지출로 한정하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지출은 재정 수입 확보 방안도 함께 추후 본예산이나 중기 계획 등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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