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수사 뒤 변호는 부적절"
"직업윤리·공적 마인드·염치 없어"
2018년 3월 김형연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김형연(55) 변호사가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변호인단에 합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올해 2월 이 부회장의 변호인으로 선임계를 제출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김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 내에서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앞장서 공개 비판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사표 제출 이틀 만에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 직행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 변호사는 2년간 법무비서관으로 재직한 뒤, 2019년 5월 차관급인 법제처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8월까지 근무했다가, 같은 해 11월 법무법인 동인 소속으로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그가 공직을 떠난 지 반년 만에 이재용 부회장을 변호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그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참모가 이 부회장 변호를 맡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법률가에게 요구되는 직업윤리, 국민들 시선을 의식하는 공적 마인드는커녕, 최소한의 염치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삼성그룹 관계자 10명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 부회장의 변호는 김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동인 외에도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태평양 등 대형 로펌에서 맡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