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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때문에... 진흙에 개미 먹는 마다가스카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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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때문에... 진흙에 개미 먹는 마다가스카르 사람들

입력
2021.05.1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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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이후 최악의 가뭄 덮쳐?
영양실조 아동 4개월 만에 2배 증가
지구온난화로 강수량 줄어든 탓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남부의 한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앉아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홈페이지 캡처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남부의 한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앉아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기후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지구온난화로 4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쳐 남부 지역 주민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농사를 포기하고 대도시로 나가도 사정은 바뀌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마다가스카르 남부에서 110만 명 이상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사람들이 진흙이나 흰개미, 붉은 메뚜기 등을 먹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어린이의 사정은 당연히 더 취약하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이달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5세 미만 아동 비율이 16.5%로, 4개월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뭄 피해가 유독 심각한 건 국민의 75%가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직접 농사 지은 수확물로 끼니를 해결하는데, 가뭄으로 흉작이 찾아오자 굶주리게 됐다. 가뭄이 시작된 시기도 문제였다. 10월은 마다가스카르 농번기인데다 모내기철까지 겹쳐 타격이 더 심했다. 지난해 12월엔 현지에서 ‘티오메나’라고 부르는 모래폭풍까지 불어와 가뭄 때면 사람들이 배고픔을 달래던 선인장 열매도 먹을 수 없게 됐다. 상황을 견디지 못한 일부 주민들은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도시 지역도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업체가 많은데다, 관광객의 발길도 끊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다가스카르 가뭄은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제개발처는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마다가스카르 남부 지역의 강수량이 몇 년 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부에선 최근 강수량 감소로 주식이었던 쌀 재배가 중단되고 있다. 한 농부는 가디언에 “습한 기후로 벼를 많이 키웠지만, 최근 몇 년간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재배를 포기하는 농부들이 대다수”라고 언급했다.

WFP는 4, 5월 동안 최소 60%의 남부지방 농작물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측하며,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선 7,400만 달러(약 832억4,260만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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